채권단 출자전환 규모 이견 쌍용양회 회생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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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채권금융기관들이 출자전환을 전제로 1조7천억원의 전환사채(CB)를 인수하면서 마무리되는 듯 했던 쌍용양회의 정상화 방안이 흔들리고 있다.

인수한 전환사채 중 얼마를 출자전환 할지를 놓고 채권금융기관간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자회사인 쌍용정보통신의 올 상반기 영업실적이 나빠져 매각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조흥은행 관계자는 16일 "올해 1조원 정도의 CB를 출자전환한 뒤 매년 당기순손실을 보전하는 범위 안에서 1천억원 정도씩 출자전환할 계획" 이라며 "한꺼번에 너무 많이 출자전환 해주면 쌍용양회의 자구노력이 약해질 수 있다" 고 말했다.

그러나 산업은행은 인수한 CB 전체(1조7천억원)를 출자전환해야 하며, CB 인수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채권금융기관들도 출자전환에 참여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부채규모를 적정한 규모로 낮추려면 조흥은행 계획보다 출자전환을 더 해야 한다" 며 "정상화할 수 있는 규모로 한꺼번에 지원해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고 주장했다.

또 채권단은 자회사인 쌍용정보통신을 매각, 최소한 3천억원을 조달할 계획이지만 정보기술(IT)산업의 불황으로 쌍용정보통신의 상반기 매출액이 1천3백48억원으로 지난해의 절반에도 못미쳤고 영업이익은 지난해 3백20억원에서 28억원으로 줄어드는 등 실적이 악화돼 매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조흥은행은 ▶전환사채의 출자전환 규모▶이자감면 등 채무재조정▶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신속인수분 회사채 처리방안 등을 포함한 쌍용양회 정상화계획을 이달까지 마련, 전체 채권단의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정철근 기자 jcom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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