탯줄혈액 이식으로 지중해빈혈 치료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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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성 혈액질환인 지중해빈혈(地中海貧血)을 앓고 있는 말레이시아 소년(5세)의 골수에 기증된 탯줄혈액을 이식, 이 치명적인 만성빈혈을 치료하는데 성공했다고 싱가포르 국립대학병원이 13일 발표했다.

싱가포르 국립대학병원은 3-4주 마다 값비싼 수혈을 받으며 생명을 유지해 오던이 소년이 지난 7월3일 기증된 탯줄혈액을 골수에 주입하는 수술을 받은 뒤 지중해빈혈 증세가 사라지고 적혈구도 정상수준으로 생산되고 있다고 밝히고 탯줄혈액을 이용해 지중해빈혈을 치료한 것은 이것이 사상 최초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중해빈혈이란 주로 지중해부근 지역 사람들과 약 3%의 동남아인들에게 나타나는 유전성 혈액질환으로 산소와 영양소를 몸 전체에 수송하는 적혈구속의 헤모글로빈 결핍으로 발생한다.

이 병에 걸리면 매달 수혈을 받아야 생명을 유지할 수 있으나 대개 15-20세가 되면 심부전으로 사망하게 된다. 유일한 치료법은 조직이 일치하는 형제자매의 골수를 이식하는 것이다.

이번 탯줄혈액 이식을 시술한 패트릭 탄 박사는 그러나 형제자매도 골수가 맞는 경우는 30%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종합병원장인 비비언 발라크리슈난 박사는 탯줄혈액의 줄기세포는 오염되지 않는 깨끗한 혈액이기 때문에 조직이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아도 이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게놈연구소의 렌 에 체 박사는 탯줄혈액은 골수와는 달리 인종이 달라도 이식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수술팀중 한사람인 소아종양 전문의 쿠아 투안 총 박사는 이 소년이 탯줄혈액의 줄기세포를 이식받기 전 자신의 골수를 준비시키기 위한 집중적인 화학요법을 받았다고 밝혔다.

싱가포르에는 아시아 최초이자 최대의 탯줄혈액은행이 있으며 약25만 샘플을 냉동보관하고 있다.(싱가포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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