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 중도 사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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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김영훈(44) 민주노총 위원장이 7일 3년 임기를 두 달 남기고 중도 사퇴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열린 18차 중앙집행위원회에서 강승철 사무총장과 함께 사퇴한다고 밝혔다. 2010년 1월 취임 초 내걸었던 위원장 직선제를 시행하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는 게 사퇴 이유다.

 민주노총은 규약에 따라 차기 위원장이 임기를 시작하는 내년 1월 1일까지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정의헌 수석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맡는다. 또 지도부 공백상태를 빨리 수습하기 위해 대선 전인 다음 달 1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를 뽑기로 했다.

 현 지도부가 전면 사퇴하고 비상대책위를 구성하는 것보다는 타격이 적지만 당분간 민주노총이 특정 대선 후보 지지와 같은 결정을 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총은 지난 대선 때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를 지지했으나 이번에는 지지 후보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조합원이 56만 명(고용노동부 조사)인 민주노총은 1995년 설립 이후 각 산별노조와 지역본부 대의원들의 간접선거로 위원장과 임원을 뽑았다. 이 과정에서 성향이 다른 조합원 간 갈등이 빚어졌다. 2007년 대의원대회에서 위원장 직선제를 결정했지만 준비 부족과 정파 갈등으로 시행이 미뤄져 왔다.

이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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