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더위와의 전쟁중인 메이저리그

중앙일보

입력

미 북동부를 비롯한 일부지역을 강타하고 있는 폭염에 야구 선수들은 물론 팬들까지 곤욕을 치르고 있다.

10일(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러츠와의 원정경기에 출전한 LA다저스의 박찬호 선수, 5이닝 7실점이라는 이번 시즌 7월14일 오클랜드전 이후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박선수는 경기후 가진 인터뷰에서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무척 좋지 않았다라고 했다.

그의 집중력을 나쁘게 만든 요인중 하나는 PNC파크의 온도와 습도, 30도가 넘는 폭염과 습기 많은 날씨는 그 누구보다 예민한 성격의 투수들에게 있어 경기 집중을 방해하는 큰 장애이었다.

투구할 시 힘겨워하는 박선수의 모습은 보는이로 하여금 안타까운 마음을 불러오기도 했다.

비록 승리투수가 되긴 했지만 피츠버그의 선발 토드 리치도 5.1이닝동안 10안타 5실점(4자책)이라는 최근 경기에서 보긴 드문 부진한 모습을 연출했다.

더위는 투수뿐만 아니라 수비수들에게 곤혹스러움이기는 마찬가지, 시카고 컵스와 콜로라도 록키스의 리글리 필드 경기에서는 결정적인 두개의 에러가 초반 승부의 명암을 갈랐다.

3회초 수비에서 컵스는 론 쿠머와 선발 투수 훌리안 타바레즈의 악송구로 2안타에 5실점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여기에 소사와 쿠머의 홈런으로 5-3으로 따라붙은 5회 수비에서 구원투수 헤레디아의 폭투는 팀의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기에 충분했다. 리글리 필드의 온도는 33도였다.

그러나, 이날 최악의 조건에서 경기를 가진 선수들은 베테랑 스타디움에서 승부를 펼친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선수들.

경기시작 당시 온도는 34.6도였지만 시간이 지난후 인조구장인 베테랑 스타디움의 지열은 갈수록 높아져 무려 63.8도까지 올라갔다.

숨이 턱까지 찬다는 말로는 너무 부족한, 경기를 도저히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양팀은 끝까지 승부를 겨루어야만 했다.

뉴욕 메츠와 밀워키 브루어스의 쉐이 스타디움에서의 경기에서는 관전중이던 관중이 실신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메츠 구단은 낮 경기임을 감안 얼음물을 무료로 제공하는등 팬서비스에 신경을 썼지만 마냥 올라가기만하는 온도를 잡을 순 없었다.

최고 38도까지 올라간 날씨는 짜증난 존재였지만 그래도 4-3의 승리를 거두었다는 사실은 메츠로서 가장 큰 위안거리.

경기후 메츠의 우익수 맷 로튼은 미네소타 메트로돔이 그립다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얼마전까지 미네소타 트윈스 선수였던 그로서는 외부 온도와 관계없이 자동 온도 조절이 되는 시원한 돔구장이 그리운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LA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등 11일부터 이들 더운 구장팀들과의 원정경기를 갖는다. 이들 세팀은 만만찮은 전력의 상대외에 더위라는 복병과의 싸움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비책을 단단히 준비해야 할 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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