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주관광 사업 한시적 독점

중앙일보

입력

러시아가 재정문제로 현재 건설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다시 관광객을 보내기로 함으로써 사실상 우주관광 사업을 독점하고 있다고 베도모스트지(紙)가 10일 지적했다.

유리 코프테르 러시아 항공우주국장은 9일 기자회견을 통해 자국이 내년 4월께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터넷 사업가로, 백만장자인 마크 샤틀워트씨를 ISS에 관광 보낼 것이라고 밝혔었다.

러시아는 앞서 미국을 비롯한 다른 ISS 제작 참여국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올해초 미국인 백만장자인 데니스 티토씨의 ISS 관광을 성공시켰다. 티토씨가 지불한1주일가량의 관광비용은 2천만달러. 러시아 N-TV는 샤틀워트씨가 지불하게될 관광비용이 1천250만달러라고 소개했다.

안드레이 마이보로다 `가가린 우주인훈련센터'' 소장은 베도모스티지(紙)를 통해, 샤틀워트씨가 약 2개월간의 훈련을 거친뒤 내년 4월께 관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계약은 체결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지만, 카를로스폰타노스 미 항공우주국(NASA) 대변인은 NASA가 이미 러시아측의 이같은 공식 신청을 받은 상태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고르부노프 러시아 항공우주국 대변인은 신문을 통해 지난 7월말 몬트리올에서 열린 ISS 참가자회의에서 열띤 논의 끝에 미국이 러시아의 입장에 동의할수 밖에 없었다면서, "이번 회의를 통해 러시아가 상업비행(관광)을 허용하지 않을경우, 빚을 지게된다는 점이 강조됐다"고 소개한뒤, "러시아의 참여가 없으면 ISS계획 자체가 붕괴될 것이기 때문에 그들은 설복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신문은 이에 더해 미국 정부가 NASA 예산을 무자비하게 삭감한 것도 미국측이러시아의 이같은 입장을 허용한 배경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익명을 요구한 러시아 전문가를 인용, "미국 역시 조만간 우주관광사업을 벌이게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문가는 이어 ISS 제작에 참여하고 있는 일본과 캐나다, 유럽 역시 이미 관광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상태라고 소개했다.

신문은 러시아가 우주 관광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은 러시아가 부담하는 ISS예산의 60%를 충당하게될 것이라면서, 러시아 항공우주국이 예산외 수입을 확보하기위해 `흐루니체프 우주센터'', `에네르기야''사(社) 등과 함께 단일한 프로그램(관광객 유치)에 서명했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정부는 현재 러시아가 담당하고 있는 ISS건설 예산의 40%만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다.

신문은 그러나 러시아가 오랫동안 우주관광사업을 독점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실제로 미국의 `스페이스 아일랜드 그룹''(SIG)의 경우 500여명의 학자와 기술자를 보유하고 6년뒤에 우주호텔을 건설할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회사의 진메이어스 사장은 "우주 호텔 건설 초기에 한쌍의 1주일간 우주관광비용이 100만달러, 이후 5년뒤면 1주 관광비용이 2만5천달러에 그칠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샤틀워트씨의 ISS 관광은 우주관광객 1호인 티토씨와 마찬가지로 ISS내러시아산 모듈에만 국한될 예정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지일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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