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3000년 만의 대변혁” … 안정 vs 개혁 우선순위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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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일주일간 열리는 중국 공산당 18대 전국대표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시짱자치구의 당 대표들이 5일 비행기 편으로 베이징에 도착하고 있다. 5년 만에 열리는 이번 대회엔 전국 성·시급 행정단위와 국가기관 및 직속기관, 군과 무장경찰, 기업·금융계통에서 뽑힌 2270명의 대표가 참가한다. [베이징 신화=연합뉴스]

‘안정 vs 개혁’ ‘G2(경쟁하는 미국과 중국) vs C2(협력하는 미국과 중국)’.

 이틀 앞으로 다가온 중국 제18차 당 대회를 읽는 두 코드다.

 ‘안정과 개혁’은 국내문제다. 공산당 지도부는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우선순위를 놓고 미묘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당 대회를 통해 최고 지도자로 등극할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리커창(李克强) 부총리는 ‘개혁 우선’에 가깝다. 지난 7월 2일자 공산당교 기관지인 학습시보(學習時報)에는 “중국은 3000년 만의 대변혁 시대 문턱에 처해 있다”는 제목의 글이 실렸다.

당교의 교장은 시 부주석이어서 그의 현실관이 반영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학습시보는 “(현 중국 사회는) 도덕은 붕괴돼 있고, 안정적 외교를 추구할 대국적 시야가 없으며, 국제정세 대변화를 기회로 이용할 능동성이 부족하고, 정치와 민주화 개혁은 추진력이 없다”며 개혁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지니계수가 사회 폭동 수준인 0.5를 넘었고 1만8000여 명의 부패 관리가 지난 11년간 해외로 빼돌린 재산이 210조원을 넘는 데다 상위 1%가 국가 부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현실을 방치할 경우 체제 붕괴로 갈 수 있다는 위기감에 근거한 것이다. 따라서 원 총리가 올 초부터 강조한 당내 직접선거 확대와 사법기관 상호 감독시스템 구축, 언론자유의 부분적 인정, 국유기업 개혁 문제를 놓고 치열한 공방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후진타오(胡錦濤) 주석과 우방궈(吳邦國) 전인대(全人大·국회 격) 상무위원장 등은 안정을 우선시한다.

 후 주석은 4일 당 17기 7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7중전회) 폐막연설에서 “지난 5년간 안정적 개혁으로 민주와 법치의 새로운 진보를 이뤘고 인민들의 생활수준이 높아졌다”며 안정을 강조했다. 그는 올봄 열린 전인대에서도 우 상무위원장과 함께 ‘온중구진(穩中求進·안정을 유지하면서 발전을 추진한다)’을 기치로 내걸었다. 당내 직접선거 확대와 언론 자유 등 문제를 급격하게 추진하면 오히려 사회혼란을 조성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G2와 C2’는 대외문제다. G2는 미국과 함께 국제문제를 주재하며 필요하면 무력 등 강경책도 구사해야 한다는 함의를 갖고 있고, C2는 대화와 협력에 무게가 실려 있다. C2 개념은 지난 5월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에서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이 제기했다. ‘C’는 협력(cooperation)과 조정(coordination)은 물론 공동체(community)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시 부석은 지난 9월 광시좡족(廣西壯族)자치구에서 열린 제9회 중국·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엑스포 행사에서 “앞으로 이웃 나라와의 영토분쟁은 우호적인 담판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C2 대외관계에 무게를 두겠다는 선언이다.

그러나 문제는 군부다. 일본과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영토분쟁이 발생하자 군부는 계속해 전쟁 불사론을 폈다. 이는 곧 미국에도 무력 대응하겠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군 요직을 차지한 대부분의 장성은 야전통에 군 현대화를 주창한 강경파가 많다. 또 당 대회 군 대표는 300명(전체의 13%)으로 단일 직종으로는 가장 많다. 대회에서 대외노선을 결정하는 데 군의 입김이 반영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원자바오 가족 축재 의혹 조사”=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원자바오 총리 가족의 거액 축재 의혹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당 소식통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원 총리는 앞서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서한을 보내 당의 공식 조사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는 원 총리 일가가 보유하고 있다는 핑안(平安)보험 지분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SCMP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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