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1호기 세계가 안전 인정 … 1차 사용 끝나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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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이청구(사진) 월성원자력본부장은 ‘고장 수습’에 녹초가 돼 있었다. 그는 “한국의 원전 기술과 안전성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할 만큼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인정받는다”고 호소했다. 월성 1호기 설계수명 완료도 천수(天壽)가 다한 게 아니라 ‘1차 사용면허’가 끝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계속운전에 대한 주민 반대가 심하다.

 “원자력안전위의 심사 중에 고장이 잇따라 난감하다. 며칠 전 만난 경주시의회 의원은 ‘혹시 납품 비리로 생긴 고장을 덮으려고 직원 탓으로 돌리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그 말을 듣고 눈이 뒤집히는 줄 알았다. 한수원이 그 정도까지 욕먹을 줄 몰랐다.”

 -왜 이리 신뢰를 잃었나.

 “사실 ‘계속운전’ 논란으로 싹튼 게 아니다. 뿌리가 깊다. 본부장으로 부임한 뒤 지역 주민마다 ‘믿을 만한 사람인지’ 의심하더라. 그동안 본부장이 1년에 한 번씩 바뀌었다. 퇴직하기 전 본부장 하고 금세 갈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사령탑이 바뀌니 주민들에게 약속한 각종 지원을 실행하지 못했고 믿음을 잃었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 해도 주민들이 안 믿는 분위기다.”

 -지난달 29일 운전자 조작 실수 같은 건 예방이 가능하지 않나.

 “처음엔 원인도 몰랐다. 밤에 고장 보고를 받고 7시간 동안 밤을 새워 이유를 밝혔다. 시스템적으로 고장 예방을 강화하려 하는데 이게 잘 안 된다.”

 -월성 1호기의 안전성은.

 “한국은 원전 개시 30년 만에 세계 강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에 왔다. 초창기 선배들이 매일 밤샘 작업을 하며 여기까지 왔다. 월성 1호기도 마찬가지다. 최근엔 전자 부품이 많아져 고장이 잦아 안타깝고 속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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