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하인스 워드’꿈꾸는 미 한인 고교 미식축구 선수 여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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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2면

‘웨스트필드 불독’ 동료들과 함께한 고교생 미식축구 선수 여준(맨가운데). 191㎝,150㎏의 체구로 다른 팀원들과 확연히 구분된다. [사진 워싱턴포스트]

‘제2의 하인스 워드’를 꿈꾸는 한인 고교생 미식축구 선수를 미국 워싱턴포스트(WP)가 조명했다. WP는 2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의 미식축구 명문 웨스트필드 고교 3학년인 여준(17)군을 소개했다. 그는 현재 학교 미식축구팀 ‘웨스트필드 불독’ 공격수다. 운동 시작 3년 만에 맡은 핵심 포스트다. 그는 지난 시즌 게임당 평균 278야드 러싱(공을 들고 달려 상대 진영을 돌파하는 기술)을 기록했다. 그 덕에 ‘웨스트필드 불독’은 최고 성적으로 버지니아주 지역 예선을 통과했다. 여준은 자신의 롤 모델로 한국계 혼혈 미국프로풋볼리그(NFL) 스타 하인스 워드를 꼽는다.

 7세 때인 2002년 가족과 미국으로 건너간 여준은 고교에 진학하면서 미식축구를 시작했다. 아버지 여창욱씨는 “아들이 어릴 때부터 남다른 체격이어서 미식축구를 시켜보라는 주변의 권유가 많았다”며 “13세 때 키가 178cm, 체중이 90kg이 되자 한 번 시켜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현재 여준의 키는 191cm, 체중은 150kg이다. 첫 연습 게임을 뛴 뒤 미식축구와 사랑에 빠져 버렸고, 몇 게임 더 뛴 뒤엔 실력이 급성장했다고 한다.

 여준은 경기 중 저돌적 돌파력으로 상대팀을 공격한다. 하지만 평소에는 착하고 순진한 소년일 뿐이다. WP는 “2009년 여준이 첫 경기 스크럼을 짜고 나서 앞에 선 상대편 선수에게 ‘안녕, 난 준이라고 해’라고 인사하다가 동료들로부터 ‘뭐하는거냐’는 핀잔을 받기도 했다”고 전했다. 여준은 “미식축구는 난폭한 운동이라 지금도 다른 선수를 밀칠 때 기분이 좋지 않다”고 했다. WP는 “그의 실력은 놀랄 만큼 빨리 성장하고 있어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며 “브리검영대·템플대 등 미식축구 명문 학교에서 눈독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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