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벗어나라, 여행의 즐거움이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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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조차 눈이 즐거운 가을이다. TV에서는 전국명산들의 단풍소식을 전하기에 바쁘다. 주말이면 전국의 산들이 단풍 구경을 나온 등산객들로 북새통을 이루기 시작했다. 바야흐로 여행의 계절 가을이다. 평소 여행을 즐기지 못했거나 지난여름 휴가를 제대로 다녀오지 못했다면 지금이 기회다. 굳이 목적지를 정하지 않고 발길 닿는 데로 떠나도 그곳에서는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여행의 즐거움은 거창함에서 오지 않는다. 삶의 흔적을 느낄 수 있는 곳, 삶의 매력을 찾을 수 있는 곳이라면 그 어디에서라도 여행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누군가와 함께 또는 혼자서 일상 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일상의 걱정과 고민, 그리고 업무에서 벗어나 잠시 여행을 떠나 보자.

여행을 떠날 때는 짐을 많이 가져가지 말자. 발길이 닿는 곳, 시선이 이끄는 곳으로 쫓아 가 보는 것도 좋다. 그 곳에도 자신을 설레게 하는 잔잔한 움직임이 있을 것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떠난 여행에서 스트레스를 받아서는 안 된다. 조금은 서투르고 불편 한 일이 있더라도 삶의 여유를 갖고 미소를 띄워 보자. 눈으로 보는 모든 것이, 발길이 닿는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여행은 여유다. 여유가 없는 사람은 여행을 즐길 수 없다. 시간적·금전적인 여유도 중요하지만 마음의 여유가 중요하다. 큰 마음 먹고 떠난 여행지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지 못한다면 무엇을 하든 조급한 마음만 갖게 될 뿐이다. 여행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다면 안내인이 될 친구나 안내 책자 하나만 챙기면 된다. 안내인 이나 안내책자에는 기본적인 여행 정보와 함께 꼭 필요한 정보들이 들어 있기 때문 에 아까운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도와준다. 막상 떠난 여행지에서 아까운 시간을 낭비한다면 즐거운 여행 기분을 낼 수 없다.

여행을 하며 만나는 모든 사람과 사물은 사연이 있다. 기쁜 사연, 슬픈 사연, 작은 일, 큰 일, 감동 스러운 일 등 여행에서는 모든 것이 소중하고 더 크게 들린다. 평소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여행지에서는 일어나곤 한다. 세상은 너무나 넓고 다양하다. 지금 눈앞에 보여 지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걷고 또 걷다보면 보다 더 넓은 세상을 만날 수 있다. 여행보다 더 즐거운 일은 없다. 유럽인은 1년 가운데 11개월을 열심히 일해 저축한 뒤 한 달은 여행하면서 인생을 즐긴다. 참 멋진 인생이다. 앞서 가는 나라 사람들은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며, 다른 사람의 살아가는 모습에서 더 나은 인생을 배우는 것이다.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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