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용린 서울교육감 출사표 탄력받는 보수후보 단일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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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12월 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보수·진보 측의 후보 단일화 작업이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 모임인 ‘좋은교육감후보추대시민회의(시민회의)’는 “30일 예비후보 9명에 대한 면접을 진행하고 이들을 공개하는 행사를 한다”고 29일 밝혔다. 이들 후보 중엔 교육부 장관을 지낸 문용린(65) 서울대 명예교수도 포함됐다. 시민회의는 다음 달 2일 단일후보를 공식 추대할 예정이다.

 반면 친(親)전교조 성향의 ‘민주진보 서울교육감 후보추대위’는 다음 달 4일로 예정됐던 단일화 경선을 12~13일로 연기한다고 밝혔다. 추대위 관계자는 “선거 준비기간에 차이가 있다는 일부 후보의 반대에 따라 후보 간 합의를 통해 일정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보수 측 후보 경선에 합류한 문 교수는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올해 8월 정년 퇴임했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교육부 장관을 지냈다. 그가 단일후보가 되면 장관 출신 최초의 교육감 선거 출마자가 된다.

 문 교수는 29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보수 쪽 후보가 많아 단일화에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 같고 교육계 혼란도 우려돼 출마를 고려하게 됐다”고 밝혔다.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박근혜 후보에게 교육정책 조언을 해 왔던 그는 지난 9월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 부위원장으로 영입됐다.

 문 교수를 바라보는 보수진영 후보들의 입장은 갈렸다. 후보 경선에 참여한 서정화 홍익대부속고 교장은 “교육 전문가이면서 지명도도 높아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른 후보는 “대선 캠프에 몸담다가 출마하면 교육감 선거가 정치화할 우려가 있다”고 걱정했다.

 출마설이 유력했던 이대영 서울시 부교육감은 “교육감 권한대행 소임에 충실하겠다”며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여러 인사가 출마를 권유했으나 문 교수가 나오자 뜻을 접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교육계에선 “새누리당과 교육과학기술부가 문 교수를 밀고 있다”는 소문도 돈다.

 진보 측에서는 김윤자 한신대 교수, 송순재 전 서울시교육연수원장, 이부영 전 서울시교육의원, 이수호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정용상 동국대 교수 등 5명이 경선에 나선 상태다. 일부 후보는 시민투표와 여론조사만을 반영한 추대위의 단일화 방식에 반발하며 배심원제 도입(대의원 투표)을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서울 정동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이유와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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