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에서 일본에 빼앗긴 국보급 유물을 찾기 위한 유물 환수운동이 전개되고 있다. (중앙일보 4월 4일자 25면)
양산시민들이 되찾으려는 유물은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 보관돼 있는 금동관(사진)과 금제팔찌 등 우리나라 국보급 유물 489점. 이 유물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양산시 북정동에 있는 지름 27m, 높이 3m짜리 양산 부부총(夫婦塚)에서 도굴해 간 것이다. 이 부부총은 5~6세기 가야와 신라의 접경지역에 조성된 부부의 순장(殉葬) 무덤으로 역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산시는 ‘유물 환수 촉구 10만 명 시민서명운동’에 시민 4만여 명이 참여했다고 29일 밝혔다. 지난해 말 시작한 서명운동은 5월까지 1만여 명에 그쳤으나 최근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으로 반일감정이 촉발되면서 부쩍 늘었다.
양산시는 5만여 명의 서명이 확보되면 외교통상부와 문화재청에 공문을 보낸 뒤 두 부처를 찾아 유물 환수를 요구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양산지역 13개 읍·면·동에 유물 환수를 위한 별도의 창구까지 만들었다.
또 양산지역 문화재 전문가와 시민 38명으로 구성된 유물환수운동추진위원을 도쿄로 보내 항의 방문할 계획도 세워 두고 있다.
양산시 관계자는 “일본에 유물을 빼앗겨 내년 4월 개관하는 유물전시관에 부부총 등 지역을 대표하는 유물 50여 점을 모조품으로 전시해야 하는 상황이다”며 “이런 처지에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까지 불거지자 시민들의 유물 환수의지가 더 커진 것이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