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세계은행 한국사무소도 오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인천시가 송도국제도시를 ‘국제도시’로 발전시키기 위한 야심 찬 도전에 나섰다.

 시는 송도국제도시에 유엔 산하 신설 국제금융기구인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에 이어 이 기금을 관리하는 세계은행(WB) 한국사무소의 송도 유치에 들어갔다. (중앙일보 10월 22일자 8면)

 시는 두 기구의 사무국과 사무소가 들어서면 송도국제도시가 명실상부한 국제도시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GCF가 출범하면 세계은행이 초기 3년간 기금관리를 맡게 돼 업무 연계성 면에서 송도국제도시가 최적지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송영길 인천시장은 지난 15일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 때 만난 김용 세계은행 총재에게 “사무소를 송도국제도시에 설립해줄 것”을 건의했다. 송 시장은 이 자리에서 “공항과 항만이 가깝고 교육환경과 생활여건이 잘 갖춰진 데다 유엔 관련 기구 10개가 입주한 송도가 한국사무소의 최적지”라고 강조했다.

 세계은행 한국사무소 유치 도시는 연내에 결정될 전망이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유치가 추진되는 국제금융기구로 상주 직원 규모는 20명 정도다. 시는 기획재정부와 공조, 유치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20일 GCF 사무국 유치가 확정된 것을 발판으로 정부와 송도국제도시 지지 움직임을 구체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GCF 사무국 유치 확정 이후 “세계은행은 서울을 희망하지만 정부는 송도를 희망한다”며 세계은행 측에 송도국제도시를 적극 추천한 바 있다. 기획재정부 최종구(국제경제관리관) 차관보는 “정부 입장에서는 국제기구 종사자들의 근무와 주거 여건 등을 고려할 때 송도를 선호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은행 측과 한국사무소 설립 도시를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 차관보는 “세계적으로 세계은행 사무소가 그 나라의 수도에 있는 것과 비하면 인천 송도가 예외적이긴 하지만 협의 과정에서 정부의 선호가 중요하게 고려되는 만큼 송도가 긍정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인천시는 ‘환경 분야의 세계은행’으로 불리는 GCF 사무국 유치에 이어 세계은행 사무소까지 유치하면 국제회의와 행사 등으로 송도의 관광산업이 크게 발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개발 부진과 이에 따른 외자유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송도 개발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세계은행=빈곤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으로 1946년 설립돼 현재 188개 회원국을 보유한 국제금융기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3대 국제경제기구로 꼽힌다. 영향력 면에서는 IMF와 함께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을 이룬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