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미국행 길 열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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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한화가 에이스 류현진(25·사진)의 해외진출을 조건부로 허락했다.

 한화 구단은 29일 “류현진이 한국프로야구 에이스로서 ‘합당한 가치’를 받는다면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진출을 할 수 있도록 결정했다”고 밝혔다. 류현진에게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류현진은 자유계약(FA) 선수 신분이 아니어서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포스팅시스템을 거쳐야 한다.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은 류현진을 원하는 구단들이 입찰액(이적료)을 제시하면 최고 금액을 써낸 구단에 한화와의 우선협상권을 주는 것이다. 류현진을 원하는 구단은 11월부터 경쟁입찰을 통해 영입을 시도할 수 있다.

변수는 있다. 한화는 류현진과 협의해 협상을 수락하는 입찰액 기준을 정했다. 한화가 밝힌 ‘합당한 가치’다. 액수는 양측 합의하에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 한화는 입찰액이 기준에 못 미친다면 포스팅을 철회할 수 있다. 또 협상이 진행되더라도 류현진이 계약금과 몸값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해외 진출을 포기할 수 있다.

 류현진은 지난해 메이저리그 최고 에이전트로 꼽히는 스콧 보라스와 계약하며 미국 진출을 타진했다. 올 시즌에도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해외 진출 열망을 감추지 않았다. 팬들도 류현진의 해외 진출을 응원하며 한화를 압박했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첫 단계인 포스팅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 구단에 감사한다. 포스팅에서 내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면 팀과 국가에 기여한 뒤 걸맞은 대우를 받고 해외 진출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류현진의 잔류를 강력 주장하던 김응용 한화 감독은 “아쉽지만 보내주는 게 야구 선배다운 것 아니겠나. 국가를 위해서도 잘하고 돌아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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