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비 10억 들여 한국교류처 설립 … 보하이대 유학 돕는 전직 공무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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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문인력이 부족한 걸 통감했습니다. 여생을 중국 전문 인재를 양성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전 파주시 문산도서관장 노정배(57·사진)씨. 50대에 뒤늦게 중국 유학을 떠났다 돌아온 그는 아예 한국의 젊은이들을 위한 중국 유학 길라잡이로 나섰다.

 그는 2004년부터 2년간 파주시 국제교류통상팀장직을 맡으면서 중국 전문인력 부족을 절실하게 느꼈다. 그래서 2009년 30년 공무원 생활을 접고 명예퇴직한 뒤 중국 랴오닝(遼寧)성에 자리한 국립 보하이(渤海)대 사범대학 중국어문학과로 유학을 갔다. 앞서 2006년부터 유학휴직을 신청해 보하이대 3년 과정을 마친 상태였다.

 그는 2010년 졸업과 동시에 한국에 돌아와 자비 10억원을 들여 파주시 금촌동에 지상 4층, 연면적 1155㎡ 규모의 보하이대 한국교류처를 설립했다. 곧바로 보하이대 측으로부터 처장으로 임명받았다.

 이 교류처는 보하이대 중국인 본과(중국어문학 4년 과정)로 유학생을 보내는 교육기관이다. 1년간 중국어 및 문화에 대한 기초교육을 시킨다. 지금까지 13명을 유학 보냈다. 현재는 18명이 중국 유학을 준비 중이다.

 한국교류처의 교육은 단기간에 기초 소양을 갖춰주기 위해 강도 높게 실시된다. 보하이대 교수진 6명을 초빙해 하루 8시간씩 가르친다. 매주 시험을 치르고, 매일 일기를 쓴 후 큰 소리로 읽도록 지도한다. 시끄러운 가운데 중국어 대화연습을 반복하도록 하는 독창적 학습법도 시행 중이다.

 “중국학생끼리 공부하는 중국인 본과 입학이야말로 언어연수와 격이 다른 중국 유학의 진수입니다.”

 노씨는 “앞으로 보하이대 한국교류처를 한국캠퍼스로 승격시켜 명실상부한 중국어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또 보하이대에도 한국어학과를 개설해 한국캠퍼스에서 배출한 인재들을 교수진으로 파견하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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