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밋함은 가라, 초강력 디젤 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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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피니티가 FX에 이어 세단의 디젤 버전인 M30d를 선보였다. 디젤 모델이지만 화끈한 성능을 자랑한다.

‘인피니티=퍼포먼스’.

 일본 닛산이 1989년 인피니티 브랜드를 출범한 이후 흔들림 없이 추구해온 철학이다. 이 가치가 구체화된 슬로건이 바로 ’영감을 주는 성능‘이다. 전통적으로 고급차라면 으레 매끈하고 나긋나긋한 성향이 미덕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인피니티는 당당히 거부했다. 강렬한 성능과 자극적인 몸놀림으로 라이벌과 차별화된 독보적 입지를 다졌다.

 최근 많은 자동차 브랜드가 스스로의 과거를 부정하며 변신에 여념이 없다. 보다 다양한 소비자를 껴안기 위해서다. 반면 인피니티는 처음의 약속을 지켜가고 있다. 심지어 효율을 앞세운 디젤차에서조차 마찬가지다. 인피니티는 연비에 ‘올인’한 ‘소식주의’ 차를 곁눈질하지 않았다. 238마력을 내는 V6 3.0L 디젤 엔진을 얹어 특유의 화끈한 성능을 완성했다.

 변화에도 가장 먼저 앞장섰다. 지난 2월 인피니티는 국내에 진출한 일본차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디젤차를 선보였다. FX30d가 신호탄이었다. 코드네임 ’V9X‘의 V6 3.0L 디젤 엔진은 낮은 회전수부터 최대토크의 90%를 뿜는다. 그 결과 가속페달을 건드는 즉시 강력한 추진력을 뿜는다. 가속의 흥을 깰 디젤 특유의 소음과 진동은 최소한으로 줄였다.

 지난 8월 인피니티는 디젤 심장을 품은 또 하나의 차종을 선보였다. 주인공은 M30d다. M은 현재 인피니티의 기함이다. 그러나 최고급 세단에서도 인피니티의 고집엔 변함이 없다. 미끈한 몸매에 걸맞은 가속과 핸들링으로 운전의 즐거움을 살렸다. M30d는 초기 가속의 파괴력이 한층 강렬하다. V8 5.6L 가솔린 엔진과 맞먹는 56.1㎏·m의 최대토크 덕분이다.

 하지만 연비는 복합 11.7㎞/L, 고속도로 14.5㎞/L로 가솔린 엔진의 M을 성큼 앞선다. 디젤 엔진의 특성상 승차인원이나 짐, 운전 습관에 따른 연비 편차도 적다. M30d는 보스 프리미엄 오디오, 산림욕 및 냄새 제거 기능을 갖춘 공조장치 등 기함에 걸맞은 고급 장비도 빠짐없이 갖췄다. 동급의 독일차보다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 한편 M의 도전은 현재진행형이다. 올 겨울엔 사륜구동 방식의 M으로 선택의 폭을 더욱 넓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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