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김진웅 이젠 'V 지킴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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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준비해라. "

프로야구 올스타전이 벌어진 지난 17일 '코끼리' 김응룡 삼성 감독은 무뚝뚝한 평소 스타일대로 '왕눈이' 김진웅(21)에게 짧은 한마디를 던졌다. 후반기 레이스부터 팀의 최종 마무리를 맡기겠다는 통보였다.

그때부터 김선수는 바빠졌다. 전반기에 가끔 마무리로 등판, 1세이브를 기록한 경험이 있었지만 그때는 등판 간격 조절을 위한 것이었고 팀의 승패를 어깨에 짊어진 전문 마무리는 아니었다. 전반기를 구원 1위로 마친 벤 리베라(6승21세3패)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리베라가 허리 부상으로 퇴출되자 그 몫이 김선수에게 돌아갔다. 김선수는 요즘 임창용(25)과 붙어다닌다. 지난해까지 국내 최고수 마무리였다가 올해부터 선발로 변신한 임선수에게서 마무리 투수의 노하우를 전수받기 위해서다. 임선수로부터 위기관리 능력과 팀의 리드를 지켜야 하는 사명감을 배우고, 베테랑 포수 김동수(33)로부터는 선발과 마무리 투수의 차이점을 얻어낸다.

지난 21일 대구 롯데전은 김진웅의 후반기 첫 등판이자 본격적인 마무리로서 선을 보이는 날이었다. 8회초 7 - 3으로 앞선 상황에서 선발 갈베스가 박정태에게 홈런을 허용, 3점차까지 간격이 좁혀지자 김감독은 김선수에게 등판 사인을 보냈다.

김선수는 8회초 1사후 마운드에 올라 김동수와 호흡을 맞추며 5타자를 연속으로 잡아내며 깔끔하게 경기를 끝냈다. 투구 수도 22개로 적당했고 볼배합도 좋았다. 성공적인 데뷔였다.

리베라가 퇴출되고 지난해 구원 1, 2위였던 진필중(두산).위재영(현대)이 각각 지지부진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국내 마무리 투수 판도에 새로운 변수로 등장한 김선수는 삼성의 1위 탈환을 위해 뒷문을 단단하게 잠그겠다는 각오다. 다짐처럼 그의 말은 당돌했다.

"아직 초보운전이라 잘 모르지만 좋은 마무리 투수는 승부를 즐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

김감독이 새로 꺼내든 김진웅 마무리 카드가 삼성의 후반기 승부수일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이날 예정됐던 한화 - SK의 인천경기는 비로 취소돼 23일 오후 6시30분 열린다.

◇ 오늘의 프로야구(오후 6시30분)

한화 - SK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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