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SQI 모델 수출…기업 서비스도 한국 스타일이 대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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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룡 한국표준협회 회장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인기가 좀처럼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강남스타일은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라는 말을 입증한 좋은 사례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남스타일의 성공 비결로 제시한 많은 요인들 중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사항은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강남스타일의 성공에는 한류(韓流)의 뒷받침이 있었다. 1990년대 중반 드라마의 진출을 시작으로, 아시아지역을 중심으로 퍼지기 시작한 한류는 미국·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 이러한 한류를 경험한 외국인들의 반응이 성공의 밑거름이었다.

둘째, 가장 기본적이고 원초적인 감성의 자극이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강남스타일은 쉬우면서도 중독성 있는 말춤과 현대 대중음악의 주류인 일렉트로닉 사운드가 결합되어 있다. 이렇듯 따라하기 쉽고 오감을 사로잡는 대한민국의 노래는, 한국어를 전혀 모르는 외국인들을, 그것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모두를 열광하게 만들었다.

한국표준협회는 대한민국 산업의 품질 경쟁력 향상을 위해 지난 50년 간 KS인증, 교육훈련, 산업체 인력 양성 등의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해 왔다. 특히 최근 서비스산업의 품질향상과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 인증, 평가, 서비스포럼 등의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그중에서 한국서비스품질지수(KS-SQI)는 지난 2000년에 우리 협회와 서울대 경영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한 서비스품질을 평가하는 체계적인 모델이다.

올해 7월 SQI(Singapore Quality Institute·싱가포르 품질협회)는 우리 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KS-SQI를 싱가포르 서비스품질평가 모델로 채택하였다. 싱가포르는 2011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약 4만5000달러로 대한민국의 두 배가 넘고, 아시아에서 1인당 GDP가 가장 높은 나라 다. 또 세계 금융의 중심 국가이며 서비스 산업을 국가 발전 원동력으로 삼고 있는 나라인터라 싱가포르에 진출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KS-SQI 모델의 해외 진출 성공도 앞에서 언급했던 강남스타일의 성공 요인과 다르지 않다. 우리 협회는 2000년대 중반부터 해외 유관 기관들과 기업들에 지속적으로 모델의 우수성을 알려왔고, 2010년부터 중국·일본 등 해외 4개국에 대한 서비스품질수준을 조사하여 발표해 왔는데, 이러한 과거의 노력들이 KS-SQI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고객의 만족 또는 불만족의 수준만을 평가하는 기존의 모델과 차별화하여,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 개선해야 하는 사항들을 기업들이 알기 쉽게 제시함으로써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였다. KS-SQI는 올해 5월에 방한했던 서비스품질의 세계적인 대가이자 서비스품질 측정모델인 SERVQUAL의 창시자인 미국 파라슈라만(Parasuraman) 교수에게도 높이 평가받은 바 있다.

과거부터 우리나라는 주로 미국·일본·유럽 등 선진국에서 개발된 경영기법이나 평가 모델을 국내에 들여와 활용해 왔다. 국내 토착 모델인 KS-SQI는 오히려 해외에서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선진국에 모델을 수출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업의 고객서비스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인 서비스경영 방법론까지 전수하고 있다. 한류(韓流)와 강남스타일에 세계인들이 열광하고 있는 지금, 이제는 선진국에서 도입된 모델만이 글로벌 모델이라고 치켜세우기보다는 선진국이 도입하고 있는 우수하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토착 모델을 적극 선택하고 활용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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