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가 과외장사" 수험생들 거센 반발

중앙일보

입력


한국교육방송공사(EBS) 가 인터넷 서비스를 통한 수능 및 고교 강좌를 다음달 1일부터 유료화하기로 하자 고교생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EBS는 이용자들로부터 과목당 월 1천원의 서비스료를 받기로 했으며, 수업 중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학교에도 요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그러자 EBS홈페이지에는 연일 "학교교육을 보완하기 위해 설립된 공영방송이 학생들을 상대로 잇속을 챙긴다" 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EBS의 유료화 방침은 교육인적자원부가 과외 해금 이후 소외계층 지원책으로 방송매체를 활용한 교육을 교내에서 대폭 확대하겠다는 방침과 어긋나 논란이 예상된다.

◇ "고교생 상대로 장삿속" =유료로 전환하는 서비스는 TV로 방송된 프로그램을 인터넷을 통해 다시 보는 주문방송(VOD; Video On Demand) . EBS의 2백69개 프로그램 중 1백31개가 유료화 대상이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60여개에 이르는 고교 수능.일반 과목 강좌다.

현재 EBS 인터넷 서비스의 전체 가입자는 60만명, 이 중 고교생 회원은 12만명이다. 고교생 강좌는 과목당 평균 1만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해 있으며, 순간 접속자만 5천명이 넘을 정도로 인기다.

문제는 현재 SBS 등 상업방송이 일부 도입 중인 인터넷 콘텐츠 유료화를 공영방송이 도입한다는 것이다. EBS는 TV방송 수신료 1백20억원, 국고보조금 20억원, 방송발전기금 1백70억원 등 공공재원을 지원받고 있다.

현재의 고교생 회원이 매월 10과목씩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EBS는 연간 1백50억원 가량의 추가수입을 얻게 된다.

이와 관련, EBS홈페이지 토론방에는 17일 현재 고교생 네티즌들이 1천2백여건의 항의.비판 글을 올리고 있다.

"공영방송이 교육의 빈익빈 부익부를 부추긴다"

"과목당 1천원, 패키지로는 5천원이라니 슈퍼마켓에서 교육을 파는 느낌"

"방송교재 판매로 1백억원을 챙기면서 또 돈이냐" 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 "서비스 폭주로 불가피" =EBS측은 "지난해말 이후 인터넷 VOD서비스를 위해 서버.네트워크 장비 등을 갖추는데 70억원이 넘게 들었다" 며 "접속자가 많아 서비스가 자주 중단되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연간 1백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고 밝혔다.

EBS의 임정훈(林釘薰) 뉴미디어 국장은 "예산의 66%를 방송교재 판매 등 수익금으로 충당하는 등 재정상황이 나빠 유료화 외엔 대안이 없다" 며 "인터넷으로 운영하는 비용이 과목당 2만3천원이어서 서비스 이용료로 1천원은 받아야 한다" 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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