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를 누비는 향토기업] 부산 세일어패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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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동래구 안락동 세일어패럴(http://www.swallowleports.co.kr)80 여명의 직원들은 장마철 더 신명을 내며 일한다.

고생해 생산한 비옷이 잘 팔리고 비옷을 입는 사람들로부터 옷을 잘 만들었다는 칭찬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세일어패럴은 국내에서는 ‘제비표’,외국에서는 ‘SWALLOW’ 브랜드의 비옷을 만드는 업체.

1973년 창립한 이 회사는 초기 3년 정도 우산 생산에 손댄 것을 빼고는 오로지 비옷에 승부를 걸어왔다.

최연구(崔淵九 ·54)사장은 “당시의 비닐비옷이 10분도 안돼 빗물이 새는 것을 보고 좋은 비옷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이 회사는 76년 비닐비옷을 시작으로 고무비옷 ·PVC코팅 비옷 ·신소재 비옷 등 각종 비옷을 시장에 내놓았다.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아 ‘비옷 하면 세일어패럴’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지난해 비옷 생산량은 모두 20만 벌.매출액은 40억원을 기록했다.

20년 전부터 해외시장에 진출해 지난해 1백 만달러어치를 팔았다.

가장 먼저 일본시장 진입에 성공한 뒤 현재는 미국 ·영국 ·칠레 ·아르헨티나 ·스페인 등 20개국에 비옷을 수출하고 있다.올해에는 이탈리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농민용 ·어민용 ·작업용 비옷을 주로 수출하며 영국엔 아동용만 1만 벌 내보내고 있다.군인용 비옷도 외국에서 인기가 좋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연간 1만5천 벌을 납품한다. 낚시용 ·골프용 비옷도 꾸준하게 팔리고 있다.

세일어패럴의 외국 바이어 대부분은 10년 이상 세일어패럴과 거래하는 단골.그만큼 이 회사에 대한 바이어들의 믿음이 두텁기 때문이다.

이런 믿음에는 崔사장의 ‘첫째도 품질,둘째도 품질’의 경영철학이 자리잡고 있다.

“비옷은 실밥 하나라도 잘못되면 빗물이 새기 때문에 바느질 한 땀 한 땀 완벽해야 합니다.제품에 실낱같은 미세한 하자가 있어도 무조건 불량제품으로 처리해 버립니다.”

이 덕분에 세일어패럴이 외국 바이어로부터 당한 클레임이 한 건도 없다.세일어패럴은 ‘중국 비옷의 한국 침공’을 막는 보루 역할도 하고 있다.

우산은 중국산이 한국시장을 거의 점령했지만 비옷은 품질을 앞세운 세일어패럴의 철통 같은 방어에 막혀 발을 못 붙이고 있다.

세일어패럴은 매출액의 15%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비옷을 평상복과 비슷할 정도로 고급화·패션화 했다.골프용은 스윙 때 스치는 소리가 나지않을 정도로 섬세하다.

崔사장은 최근에는 내년에 출시할 예정인 ‘숨쉬는 기능성 원단’개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이 신제품은 세계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는 미국의 ‘고어텍스’와 견줄 수 있는 신소재로 방수 ·땀 배출 ·항균 ·항취 등 고어텍스의 기능을 살리면서 신진대사에 좋은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김관종 기자 istor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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