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프로야구 오늘 PO 3차전] 공으로 말하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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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6면

SK와 롯데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 나서는 양팀 선발투수 송은범(28·SK)과 고원준(22·롯데) 모두 “김광현에게 자극받았다”고 했다. 김광현(24·SK)은 1차전 6이닝 1실점 10탈삼진 호투로 승리를 따냈다. 최고구속 151㎞를 찍은 강속구에 예리한 슬라이더와 투심패스트볼을 더해 롯데 타자들을 힘으로 눌렀다.

 공교롭게 송은범과 고원준의 올 시즌 행보는 김광현과 비슷하다. 3명 모두 부상과 부진에 1·2군을 오가며 이름값을 못했다. 송은범은 8승3패 평균자책점 4.15로, 고원준은 3승7패 평균자책점 4.25로 시즌을 마쳤다. 하지만 둘은 자신처럼 힘든 시즌을 보냈지만 가을 무대에서 뛰어난 투구를 펼친 김광현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시리즈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3차전 선발 등판이지만 부담보다 의욕을 갖게 됐다. 김광현처럼 역투해 팀에 승리를 안기겠다는 각오다.

 송은범은 “(1차전) 광현이가 작정하고 던지더라. 어깨에 조금 묵직한 느낌이 있는데 광현이가 변명도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했다. 몸상태가 최상은 아니지만 김광현 덕에 정신무장은 제대로 됐다는 뜻이다. 송은범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도 팔꿈치 통증을 안고 3경기 2승 평균자책점 1.06으로 활약했다. 올 시즌 롯데를 상대로 거둔 1승(1패)이 3차전이 열리는 사직구장에서 나왔다.

 고원준도 김광현의 강렬함에 충격을 받았다. 고원준은 “정말 잘 던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러웠다. 나도 저렇게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했다. 3차전은 고원준에게 명예회복의 무대다. 그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2와 3분의1이닝 2실점 뒤 강판됐다. 고원준은 “1승이 중요한 단기전이다. 이것저것 잴 필요 없이 온 힘을 실어 공을 던지겠다”고 했다. 고원준은 올 시즌 SK전에 4경기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86으로 준수한 성적을 냈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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