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애널리스트 담당 주식 매매 불허"

중앙일보

입력

미국의 메릴린치가 전세계 자사 애널리스트들 8백50명을 대상으로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주식 매매를 불허한다고 10일(현지시간)발표했다.

이같은 조치는 담당회사와 유착으로 인해 애널리스트들의 객관성이 의심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어서 다른 회사에도 파급될 전망이다.

메릴린치는 이에 따라 현재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회사 주식을 갖고 있는 애널리스트들에게 즉각 주식을 매도하거나, 회사의 계좌로 이체하라고 명령했다.

만일 계속 보유하고 있다면 장.단기 평가가 중립이나 하향일 경우에만 매도가 가능하도록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

메릴린치는 또 이번 주식 매매금지 대상에 애널리스트들의 배우자와 자녀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메릴린치의 이같은 조치는 미국 증권협회(SIA)가 지난달 마련해 메릴린치 등 14개 주요 투자은행으로 승인을 받은 '애널리스트들 업무강령' 13개 항목을 뛰어넘는 것이다.

SIA 강령은 ▶조사부서가 투자은행부서에 기업 분석자료를 제공하는 일 ▶애널리스트에 대한 급여를 특정 투자은행 업무계약에 포함시키는 일▶애널리스트들이 자신의 평가에 반하는 투자 등을 금지했지만 주식매매 자체를 금하지는 않았다.

한편 이날 메릴린치 발표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이 자신의 분석결과에 따라 자신의 주식을 사고 파는 것은 책임성 강화에 도움이 된다" 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애널리스트들이 조사업무가 기업과 유착하고 있는 의혹이 증폭되면서 미국 의회가 오는 8월 청문회를 계획하고 있다.

윤창희 기자 thepla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