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글래빈 '얼마만에 맛보는 승리냐'

중앙일보

입력

'포커 페이스' 톰 글래빈(애틀란타 브레이브스)의 얼굴에 웃음꽃이 폈다.

글래빈은 9일(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벌어진 보스턴 레드삭스의 인터리그 경기에서 완벽한 투구로 시즌 7승을 따냈다. 지난 6월 4일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이후 한 달여 만에 올린 승리. 또한 글래빈은 방어율을 4점대 중반으로 끌어내렸다.

경기 초반은 레드삭스의 신인투수 오카 도모카즈와의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졌다.

최근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오카는 완벽한 제구력을 바탕으로 4회까지 글래빈과 대등한 투구를 벌여 나갔으나, 5회초 브라이언 조던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한 후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카는 2아웃 이후 앤드류 존스에게 투런홈런을 맞는 등, 연속 4안타에 보크까지 겹쳐 대거 5실점하며 자멸했다.

글래빈은 1회말 트롯 닉슨에게 안타를 맞은 이후 상대한 17타자 중 매니 라미레스를 제외한 16타자를 범타로 처리하며 7이닝 무실점의 빼어난 투구를 선보였다. 이날 글래빈은 3개의 삼진을 잡아냈는데, 브레이브스는 글래빈이 3개 이상의 삼진을 뽑아낸 경기에서 12승 4패의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부터 트레이드 소문이 무성했던 브라이언 조던은 선제 솔로홈런 포함 4타수 4안타의 맹타를 터뜨려 글래빈의 승리를 도왔다.

레드삭스의 선발 오카는 최근 위기를 극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이날 경기에서도 역시 5회초를 넘기지 못하고 자멸했다. 또한 오카는 부상의 의혹을 받고 있다.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정상적인 라인업 구성이 곤란한 레드삭스는 얼마전 닉슨과 칼 에버렛의 언쟁까지 겹치며 팀 분위기가 최악을 향해 가고 있다. 둘 간의 반목은 에버렛의 무릎 부상에 대해 닉슨이 '꾀병이 아니냐'는 발언을 하면서 시작됐는데, 마치 데이비드 웰스와 프랭크 토머스 간에 있었던 언쟁의 재판을 보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

두 선수의 말싸움은 이미 보스턴해럴드와 보스턴글로브에 보도될 정도로 확산된 상태며, 댄 두켓 단장이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레드삭스는 이날의 패배로 선두 뉴욕 양키스와 1경기반 차이로 벌어지게 됐으며, 양키스가 최근 10경기 9승 1패의 상승세를 타고 있어 선두 탈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반면 브레이브스는 선두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경기 차이를 유지했으며,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의 선두를 지키고 있다.

전반기의 마지막 경기를 마친 브레이브스와 레드삭스는 올스타전이 끝난 12일 각각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뉴욕 메츠를 상대로 인터리그 경기를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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