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기고

환자 중심의 통합의학 키워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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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통합의학이란 영혼과 마음, 그리고 육체의 통합체로 이루어진 전인(全人)을 대상으로 하는 의학이다. 이는 환자의 치유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모든 치료 방법을 잘 조화시키고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현대 서양의학의 첨단의료 기술을 기반으로 한의학·보완대체의학·심신의학·영성의학 등 과학적으로 증명된 다양한 방법을 함께 사용한다. 이를 통해 의료의 질과 효율을 높이고 부작용은 최소화한다.

 통합의학은 환자 중심의 의학이다. 여러 치료 방법 중 환자 특성에 가장 알맞은 것을 선택해 치유 계획을 세운다. 서양의학과 한의학 등 정통의학과 함께 자연스럽게 치유를 돕는 무공해 환경과 식이, 스트레스 관리, 명상·이완 요법, 음악·미술 치료, 아로마 요법 등 대체 방법들을 적극 활용한다.

 이러한 통합의학적 치료 방법은 최근 급증하는 고혈압, 당뇨, 뇌졸중, 심혈관계 질환, 관절염, 암 등 만성·퇴행성 질환의 치료와 관리에 효과적이다. 노년기 어르신들의 만성·퇴행성 질환을 관리·예방하는 데도 적절하다. 이런 질병들은 생활습관·체질·스트레스·환경 등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므로 치료도 복합적일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세계 유수의 대학과 의료기관에서도 통합의학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존 정통의학과 함께 보완·대체 의학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 환자 중심의 통합의학을 키워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오는 24일부터 일주일간 전남 장흥에서 열리는 ‘2012 대한 통합의학 박람회’는 좋은 기회다. 이번 행사를 서양의학·동양의학·보완대체의학을 접목한 새로운 의료 패러다임을 발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국내뿐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새로운 통합의학 치유 모델을 제공하고 의료산업을 키우는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덕철 연세대 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