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복제양 만든 ‘진짜 아빠’ 돌리 곁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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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3면

세계 최초 복제양인 돌리를 탄생시킨 영국의 키스 캠벨(사진) 박사가 지난 5일 별세했다. 58세.

영국 노팅엄대는 11일(현지시간) 1989년부터 동물 개량 및 복제 연구에 정진해온 캠벨 박사가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망 원인은 밝히지 않았다.

 91년부터 에든버러 인근 로살린연구소에서 일하던 캠벨 교수는 96년 체세포 핵이식 방식으로 복제양 돌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당시 수정이 아닌 복제를 통한 양의 탄생으로 과학계에 센세이션을 일으켰으나 스포트라이트는 캠벨을 비켜갔다. 과학잡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된 논문의 제1저자가 이언 윌머트 교수로 기록되면서 모든 관심이 윌머트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윌머트는 영국 왕실로부터 기사 작위까지 받았다.

 하지만 윌머트는 2006년 에든버러의 고용심판소에서 “나는 전체 프로젝트를 조정·감독했을 뿐 돌리 복제와 직접 관련된 기술을 개발하거나 실험을 진행하지는 않았다”며 “공의 3분의 2는 공동 저자인 캠벨 교수에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99년부터 노팅엄대에서 동물개발학 교수로 재직한 캠벨은 돌리 복제 10년 만인 2007년 해당 방식의 연구 포기를 선언했다. 윤리성 논란과 생산성 저하 때문이었다. 이 방식을 대체한 유도만능줄기(iPS)세포 연구로 존 거던 영 케임브리지대 교수와 야마나카 신야(山中伸彌) 일 교토대 교수는 8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됐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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