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롯데의 악몽, 두산의 환호 … 2010년 바로 이 장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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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롯데와 또 한번 대역전극을 준비 중인 두산이 11일 준플레이오프 3차전을 갖는다. 두산 선수들이 2010년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2패 뒤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뒤 기쁨을 나누는 반면 롯데 선수들은 허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중앙포토]

2010년과 2012년 준플레이오프, 같지만 다르다. 8∼9일 잠실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 2차전에서 승리의 여신은 롯데를 향해 웃었다.

 1승만을 남긴 롯데의 플레이오프행이 유력해진 상황. 하지만 두산과 롯데는 여전히 희망과 불안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2010년 똑같은 상황에서 만난 양팀의 기억 때문이다. 롯데는 1, 2차전에서 전준우와 이대호의 결승홈런으로 승리를 거뒀지만 3연패를 당하며 다 잡았던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놓쳤다.

 올해 역시 그때와 상황이 흡사하다. 1, 2차전을 잠실에서 치른 뒤 3, 4차전을 사직에서 진행하는 점, 막판까지 균형을 이루다 롯데의 홈런 한 방에 승부가 갈린 점, 정재훈(2010년)과 홍상삼(2012년) 등 한 투수가 이틀 연속 홈런을 맞고 무너진 모습 등이 2년 만에 데자뷰처럼 이어지고 있다. 특히 롯데는 불안 요소를 안고 있다. 포스트시즌만 되면 홈구장 사직에서 유독 약한 징크스가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지난해 SK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승리하며 포스트시즌 사직 9연패의 사슬을 힘겹게 끊었다. 하지만 ‘원정에만 강하다’는 이미지는 여전하다.

 다른 점도 있다. 두산은 출전 선수 명단이 확 바뀌었다. 베테랑 내야수 고영민·김동주·손시헌이 버텼던 2010년과 달리 2012년 두산은 고참 선수들이 대거 제외됐다. 한 번 지면 끝이라는 사실이 ‘어려진’ 두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불펜이 강화된 롯데의 투수진 역시 2년 전과 다르다.

 양팀 감독은 이러한 상황을 의식하는 모습이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올해는 2년 전과 다르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3차전을 1차전에 임하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두산 김진욱 감독은 “(현재 상황을) 지지난해 데자뷰로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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