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 '열린음악회' 400회 특집

중앙일보

입력

대중음악과 클래식을 접목시킨 다채로운 레퍼토리로 가족시간대의 대표적 음악프로그램으로 자리잡은 KBS 1TV「열린음악회」(매주일요일 오후 6시)가 오는 22일로 400회를 맞는다.

「열린음악회」는 지난 93년 5월 첫방송 이래 온가족을 위한 쇼프로그램으로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가요, 가곡, 팝송을 망라하는 개방된 선곡, 대형무대에서 펼쳐지는 라이브 중심의 공연으로 TV 쇼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동안「열린음악회」를 찾은 관객은 270여만명. 그중 216만명이 야외 공연 관객이다. KBS는 그 동안 전체 공연의 3분의 1 이상인 135회를 미국 로스앤젤레스, 서울 올림픽공원, 국회의사당, 경기도 철원의 구 노동당사 등에서 야외녹화하며 관객의 접근도를 높이는데 많은 노력을 해왔다.

「열린음악회」를 통해 가장 많이 불려진 대중가요는 노사연의 '만남'(43회)이었고, 김수희의 '남행열차'(38회), 이광조의 '오늘같은 밤'(34회), 송창식의 '고래사냥'(33회)등이 뒤를 이었다. 클래식으로는 '오 솔레미오'(33회), 가곡으로는 '그리운 금강산'(32회)이 가장 많이 불렸다.

지난 98년 11월 미국의 클린턴 전대통령이 동생 로저 클린턴의 무대에 갑자기나타나 깜짝쇼를 연출했던 장면, 95년 9월 부천 가톨릭대 공연에서 김수환 추기경이'애모'를 열창하던 모습은 아직도 많은 시청자들의 뇌리에 남아있다.

「열린음악회」는 3일 오후 여의도 KBS홀에서 22일 방송예정으로 400회 특집 공연을 갖는다.

이 공연은 25명의 가수들이 차례대로 출연해 자신의 최고 히트곡을 부른 뒤, 「열린음악회」에서 가장 많이 불려졌던 노래 50곡을 동료가수들과 함께 '메들리'로들려주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 박진영, 베이비복스 등 주로 10대들에게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수들에서부터 유열, 김종환, 녹색지대, 신효범 등 20~30대 취향의 가수, 김수희, 주현미, 현철등 중년층의 향수를 달래주는 트로트 가수까지 각 세대를 대표하는 가수들이 총출연해 화려한 무대를 꾸민다.

이날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열린음악회」최다애창곡으로 선정된 '만남'의 노사연과 최다출연자 1, 2위로 선정된 신효범(71회) 및 조영남, 인순이(67회.공동 2위)가 꾸미는 무대. 대형무대에 걸맞는 훌륭한 가창력으로 「열린음악회」초창기부터단골출연자로 자리잡았던 이들은 이날 공연에서도 '난 널 사랑해', '밤이면 밤마다','화개장터', 'Oh Happy Day', 'La Bamba' 등을 부르며, 시원시원한 노래솜씨와 무대매너를 선보인다.

이밖에도 최근 신보를 발표하면서 성상품화 논란에 휩싸여있는 박진영도 출연하고 베이비복스는 지난해 교통사고로 투병생활을 하고있는 강원래의 쾌유를 기원하며'쿵따리샤바라', '초련' 등 클론의 히트곡을 불러준다.

400회를 맞은「열린음악회」의 고민은 최근들어 시청자들의 관심이 떨어지고있다는 것. 제작진은 익숙한 얼굴이 자주 나오고 레퍼토리도 신선감이 부족하다는 점과 몇몇 댄스그룹들의 립싱크 공연 등에서 원인을 찾고있다.

「열린음악회」의 오세영 담당PD는 "앞으로는 뮤지컬가수들을 대폭 기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크로스오버적인 무대를 꾸밀 것이며, 가능하면 립싱크는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