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현대 대포무장 '홈런 왕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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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정민태·임선동·김수경 등 공동 다승왕 3명을 배출했던 ‘투수 왕국’현대가 올핸 ‘홈런 왕국’으로 간판을 바꿨다.현대는 지난 1일 각 구단 중 가장 먼저 팀 1백 홈런 고지에 올랐다.시즌 현재 74경기 중 55경기에서 홈런을 때렸고(74%) 지난 4월 26일 이후 10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는 등 현대의 홈런포는 마를 날이 없다.

◇ 홈런의 영양가가 높다.

현대는 지난 1일 현재 팀타율(7위·0.267)에서 쳐지고 3할 이상 타자도 전준호(0.316)·이숭용(0.311) 등 2명에 불과하다.그러나 팀 홈런수는 1백개로 2위 삼성(82)과 18개차로 저만치 앞서갔다.
현대 타선은 지난달의 1백38 타점 가운데 홈런 32방으로 56타점(41%)을 올렸다.
득점을 모두 홈런으로 올린 경기도 2번이나 된다.특히 1일 SK와의 홈경기에서는 SK에게 안타수 7-8로 뒤졌지만 홈런 3방으로 간단히 5득점하며 5-3으로 이겼다.

◇ 피해갈 데가 없다

현대 타선에는 10개 이상 홈런을 친 타자가 박경완(16개)·퀸란(15)·필립스(15)·박진만(13)·박재홍(12) 등 5명이나 된다.상·하위 타선에 고루 도사린 이들 때문에 상대 투수들은 한시도 방심할 수 없다.
부상한 심정수마저 후반기 복귀하면 현대는 슬러거 6명으로 중무장한 홈런 타선을 완성하게 된다.현대 타자들은 올해 단일시즌 팀 최다 홈런기록(2백개·1999년 해태)을 깨뜨릴 자신감에 차있다.

◇ 정작 홈런을 노린 게 아니다

홈런을 때린 현대 타자들을 정작 경기직후 “홈런을 노리고 배트를 휘두르지 않았다.팀 배팅에 더 신경을 썼다”고 겸손해 한다.
현대 김용달 타격 코치는 “방망이를 짧게 쥐라고 강조하지만 워낙 힘이 좋은 타자들이라 홈런을 쉽게 퍼올리는 편이다”라고 설명했다.

2일 수원에서 벌어진 SK-현대전에서는 SK가 선발 김원형의 호투에 힘입어 3-1로 승리,하룻만에 꼴찌에서 벗어났다.

SK는 0의 균형을 이루던 6회초 윤재국의 솔로홈런으로 기선을 제압한 뒤 1-1로 맞선 7회초 이호준의 2루타와 양현석의 적시타로 2-1로 앞섰고 8회초에는 2사1루에서 에레라의 2루타와 현대 우익수 박재홍의 실책이 겹치며 1점을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원형은 이날 8과 3분2이닝동안 4안타,1실점으로 호투,팀승리를 이끌었다.이날 벌어질 예정이던 두산-해태의 광주경기는 비로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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