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된 돼지고기값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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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돼지고기 가격이 가장 높았을 때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7일 축산유통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뼈를 바르지 않은 통돼지(도체·屠體) 1+ 등급의 평균도매가는 5일 3459원. 지난 1월 3일 기록했던 최고가 6155원의 56% 수준이다. 전체 등급의 평균 가격은 3106원. 가장 높았을 때(5879원)의 절반이 됐다. 이 흐름은 여름 이후 계속되고 있다. 1+ 등급은 7월 평균 4935원을 기록한 뒤 지난달 4000원대까지 내려왔다. 지난해 9월엔 5500원대를 유지했다. 공급이 늘었는데 여름 특수는 사라졌기 때문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돼지 사육은 지난해 초 700만 마리에서 지난달 970만 마리로 늘었다. 반면 여름 휴가철에 많이 팔리던 현상이 올해는 안 보였다. 롯데마트의 경우 올 7~8월 돼지고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7%만 늘었다. 김형주 축산담당 바이어는 “예년엔 4~6%씩 신장했는데 올해는 경기 침체 때문에 소비가 많이 늘지 않았다” 고 말했다.

 소매가격도 내림세다. 이마트는 지난 4일부터 삼겹살 100g을 1550원에 판매 중이다. 한 주 전(1750원)보다 12% 떨어졌고, 1년 전(2180원)보다 30% 내렸다. 이마트 김광모 돈육담당 바이어는 “사육두수가 연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여 가격 하락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해석은 다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구제역 파동으로 가격이 폭등했던 탓에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폭이 커 보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불경기, 여름 더위 같은 이유 때문에 하락세가 다소 심한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농식품부는 돼지 사육두수 조절과 비축, 판촉 행사를 통해 가격이 너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 중이다. 육가공업체의 국내산 사용비중을 40%에서 72.3%로 늘리고 비축도 많이 하기로 했다. 이상수 농식품부 축산경영과장은 “농협이 8일부터 이달 말까지 하루 2000마리씩 비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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