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루슨트등 통신장비사 감원 '태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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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통신장비 업체들이 또다시 구조조정의 채찍을 들고 나섰다. 경영환경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1위인 루슨트 테크놀로지는 내달 말께 또 1만여명의 대규모 감원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회사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고, 감원대상은 주로 해외법인 직원들(현재 2만5천명) 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루슨트는 올해 초 공장 두 곳을 매각하는 동시에 2만2천명을 줄인다고 발표했었다.

통신장비 수요가 급감하면서 루슨트는 올 상반기 손실이 벌써 5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신용평가회사인 S&P와 무디스는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정크본드(투기등급) 수준으로 최근 강등했다.

지난 4월 전체 직원의 20%인 5천명을 감원한다고 발표했던 광통신장비 부품업체 JDS유니페이즈도 내달 중순까지 추가 감원 규모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2분기에도 예상 매출이 7억달러에서 6억달러로 낮아지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슨트와 합병을 시도하다 무산된 프랑스의 통신기기 제조업체인 알카텔은 내년 말까지 1백여곳에 이르는 해외 공장 가운데 12곳만 남기고 나머지는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외주(아웃소싱) 형태로 영업방식을 대폭 전환한다는 것이다.

홍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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