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작년 초 창업한 소상공인 평균 성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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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9백만원 투자에 월 매출은 1천7백만원, 순수익은 3백28만원.

중소기업청(http://www.smba.go.kr)이 지난해 1~4월까지 소상공인 지원 자금을 받아 창업했던 5천4백여업체를 대상으로 1년 뒤 조사한 평균 성적표다.

5월 중순부터 한달간 실시된 이 조사에서 소상공 창업자들은 생각보다는 안정된 매출과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상공인은 제조업의 경우 종업원 10인 이하, 도소매 및 각종 서비스업은 5인 이하의 사업체를 말한다.

창업자들의 이같은 호성적에 대해 중소기업청 소기업과 전대열 과장은 "조사대상이 정책자금 지원 대상으로 뽑힐 때 나름대로 사업성 검토를 거치는 등 '준비된 창업자' 들이기 때문에 준비없이 창업에 나선 사람들보다는 실적이 좋을 것" 이라고 분석했다.

◇ 임대비용이 최다=조사에 따르면 창업자들은 가게.공장 등을 구하는 임대차비용에 가장 많은 돈을 투자했다.

투자금액의 4분의 1 이상을 매장을 얻는데 들여 설비구입비.인테리어.운영비를 능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금액 중 빌린 돈은 35%인데 비해 자기 돈은 65%로 자체자금의 비율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빌린 돈 가운데 44.1%는 부모.친인척.친구 등을 조달했으며, 금융기관과 사금융을 주로 이용했다는 응답은 각각 42.2%와 6.5%로 조사됐다.

금융기관 이용시 평균 금리는 연 10.8%로 최근의 저금리 추세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기관 이용시 애로점은 '신용대출 곤란(47%)' , '복잡한 절차(17%)' , '담보가치 저평가(16%)' 등의 순으로 응답, 여전히 금융기관의 문턱이 높음을 보여줬다.

은행이나 신용금고 등 제도권 금융기관 대신 필요할 때 즉시 대출이 가능하고 대출절차가 간편하다는 이유로 사채를 찾는 소상공인들이 많지만 이들은 높은 금리로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30%의 금리를 내고 있다는 업체가 과반수인 55.9%에 이르고 있고, 30%이상의 금리를 무는 업체도 15.9%나 됐다.

이런 조사를 감안하면 소상공인 창업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기회를 확대해주는 것이 시급한 과제로 나타났다.

◇ 창업 적극적이나 준비는 미흡=창업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개인사업이 적성에 맞아서' 라는 응답이 52.8%를 차지해 '직장에 비전이 없어서' (12.5%), '실직해서' (9.4%), '취업곤란' (7.8%)이라는 대답을 훨씬 넘어섰다.

조사를 담당한 중기청 관계자는 "과거 직장에 실패한 사람이 창업에 나선다는 사회적 시각이 바뀌면서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사고로 자기 일을 하려는 사람이 많아진 탓" 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막상 창업 준비 과정은 주먹구구식인 경우가 많았다.

준비기간은 평균 8개월이나 되지만 창업교육을 활용하거나(4%) 창업컨설턴트의 도움을 받는 경우(2%)는 극히 적었고, 대부분 주변사람의 도움을 받거나(58%) 신문 등 매체를 활용(10.3%)하는 것으로 나타나 체계적 창업 교육이 절실한 것으로 분석됐다.

창업유형은 일반창업의 경우 92%에 달했으나 외식이나 의류 등 체인점 형태의 가게를 차리는 프랜차이즈 창업은 7.4%에 그쳤다.

창업 후 마케팅에서도 '특별한 전략이 없다' 는 응답이 '있다' 의 3배나 됐다.

실제로 대다수의 창업자들이 마케팅 교육이 열린다면 참석하겠다는 의향을 나타내는 등 '교육'에 목말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현상 기자 leeh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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