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내용 정리해 쉬는 시간에 복습했더니 성적 ‘껑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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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너로 성적올리고 슬럼프 극복한 박지산군.

저는 중학교를 5.6% 성적으로 졸업했습니다. 중동고가 자율고로 전환된 첫 해라 큰 기대를 갖고 학교에 입학했습니다. 3월 초 학교에서 ‘징검다리’라는 학습 플래너를 나눠주더군요. 학생들의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키워주기 위한 프로그램의 하나였습니다.

 1교시부터 7교시까지 매시간 진행된 수업 내용을 적을 수 있다는 게 플래너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따로 복습노트를 만들 필요가 없어요. 문학시간에 소설 ‘광장’에 대해 배웠다면 본문의 어느 부분까지 다뤘는지를 상세히 적고, 그날 진행된 수업 내용 중에서 핵심 키워드만 뽑아서 정리해요. 예를 들면 ‘저자의 상상력, 제3국으로의 망명, 전체적인 줄거리와 등장인물의 특징’ 등입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플래너를 사용하게 된 건 2학년 때의 일입니다. 저에게 슬럼프가 찾아왔어요. 아무 이유 없이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고, 공부에 대한 의욕이 사라지더군요. 성적도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1학년 때에 비해 4과목이나 등급이 떨어졌어요. 수학은 2개 등급이나 하락했죠. 공부 방법에 대한 책도 사보고, 오답노트도 정리해 봤지만 한 번 찾아온 슬럼프를 쉽게 이겨낼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원래의 제 컨디션을 찾을 수 있을 지’에 대해 고민하다 문득 플래너가 떠올랐어요. 한 번은 시간을 내서 A4 용지에 하루 일과를 적어봤죠. 등교 준비를 위해 씻는 시간 20분, 아침 먹는 시간 20분, 집에서 출발해서 지하철역에 도착하는 시간 10분, 지하철 타고 이동하는 시간 30분 등으로 시간을 쪼갰어요.

 정리하고 보니 공부하지 않고 무의미하게 보내는 시간이 하루에 4~5시간이 되더군요. 쉬는 시간 10분을 활용해 문제집을 풀 수 있게 계획을 세웠어요. 플래너도 전보다 더 열심히 작성했습니다. 1학년 때는 수업 내용에 대해서도 3줄로 마무리 했다면, 2학년 때는 6줄로 늘렸어요. 수업 시간에 틈틈이 정리하고, 쉬는 시간에 간단히 복습하고, 잠들기 전에 한 번 더 플래너를 살펴봤어요. 큰 주제에 대한 흐름을 알고 있으니 시험기간에는 세부내용만 암기하면 됐어요. 내신관리에 굉장히 큰 효과가 있었습니다. 2학년 1학기에서 2학기로 넘어갈 때 5개 과목의 등급이 향상될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죠. 성적이 오른 것보다 중요한 건 제가 슬럼프를 말끔히 이겨냈다는 거예요. 목표한 바를 이뤄내는 과정에서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게 됐죠. 이제는 슬럼프가 찾아와도 걱정 없습니다.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쪼개 시간을 관리해 나가면 되니까요. 슬럼프에 빠진 후배들도 플래너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기주도학습 능력을 향상시키고, 성적을 올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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