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1879~1955·사진)의 무신론적 소신을 담은 편지가 온라인 경매사이트 이베이에서 경매에 붙여진다고 로이터 통신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편지는 아인슈타인이 1954년 1월 3일 철학자 에리히 구트킨트에게 보낸 것으로 2008년 40만4000달러(4억2000만원)에 이미 한차례 낙찰된 바 있다.
아인슈타인은 편지에서 “내게 신(God)이라는 단어는 인간의 약점을 드러내는 표현과 산물에 불과하다”고 썼다. 성경에 대해서도 “고결하지만 상당히 유치하고 원시적인 전설 등의 집대성이며 아무리 치밀한 해설을 덧붙이더라도 이 점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표현했다. 유대인 아버지와 독일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이 편지에서 “유대인들을 매우 좋아하지만 그들은 다른 인류와 비교해 더 낫지 않으며 선택받은 민족도 아니다”며 유대인의 선민의식을 경계하기도 했다. 2008년 경매 때 뉴욕타임스는 “과학과 종교 사이에 벌어지는 문화 전쟁에 무덤에서 나온 아인슈타인이 기름을 뿌렸다”고 풀이했었다.
이번 경매를 대행하는 미국 옥션코즈 사는 “20세기 최고 천재의 개인적이고 은밀한 사상이 담겨 역사·문화적인 가치가 높은 물건”이라며 “경매 시작가는 300만 달러(33억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96년 첫 번째 아내 밀레바 마리치에게 보낸 53통의 연애편지도 44만2500달러에 팔리는 등 물리 천재의 ‘영혼’은 늘 호사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