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종별선수권 2관왕 오른 오상은

중앙일보

입력

"중국 선수들을 모두 꺾고 세계 탁구의 정상에 오르고 싶습니다."

25일 끝난 제47회 남녀종별선수권에서 남자일반부 개인 단식과 단체전 우승으로 2관왕에 오른 오상은(24.삼성생명.세계랭킹 22위)의 당찬 포부다.

오상은이 탁구에 입문한 것은 대구 대명초등학교 3학년 때.

시작하자 마자 탁구에 흠뻑 빠져든 오상은은 대구 심인중과 심인고를 거치면서 전국대회 우승을 독차지했으나 당시 남자탁구를 주름잡던 유남규(제주삼다수 코치)와 김택수(담배인삼공사) 정도의 `월척'이라는 평가를 받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95년 고교 졸업 후 삼성생명에 입단, 꾸준한 훈련과 강문수 감독의 지도로 기량이 크게 향상됐고 지난 4월23일부터 5월6일까지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제46회 세계탁구선수권에서 노력의 결실을 봤다.

김무교(대한항공)와 짝을 이뤄 출전한 혼합복식에서 은메달, 김택수와 조를 이룬 복식과 단체전에서 각각 동메달을 따 대표 선수 중 가장 화려한 성적을 거뒀다.

또 지난 5월 전남 광양에서 열린 실업연맹전에서는 세계랭킹 9위의 김택수를 3-1로 물리쳐 그동안 김택수의 그늘에 가려 `2인자'로만 머물렀던 설움을 떨쳐버렸다.

이런 오상은에게도 시련의 시기는 있었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아시아지역 예선에서 탈락했고 이후 한동안 대표 탈락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해 깊은 슬럼프에 빠져 라켓을 잡은 것을 후회하면서 지냈다.

그러나 더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마음을 고쳐먹고 제 자리를 찾기 시작한 오상은은 실업연맹전에 이어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섬으로써 또다시 넘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게 됐다.

오상은은 "부족한 기술을 보완하고 몸 동작을 빠르게 해 세계 탁구의 강자인 중국 선수들을 모두 이기고 정상에 서고 싶다"며 "기회가 된다면 택수형처럼 일본이나 유럽 프로무대로 진출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제천=연합뉴스) 이동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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