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건을 대통령으로"…미국,유럽에 10대 6 우세

중앙일보

입력

 
“키건을 대통령으로!”

미국이 2012 라이더컵에서 유럽과의 격차를 더 벌렸다. 미국은 30일(현지시간) 시카고 인근의 메다이나 골프장 3번 코스에서 벌어진 2012 라이더컵 둘째날 8경기에서 승점 5점을 추가 10-6으로 앞서나갔다. 미국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14.5점이 필요하다. 마지막날 열릴 12개의 싱글 매치에서 승점 4.5점만 얻으면 미국은 유럽에 빼앗겼던 컵을 찾아올 수 있다.

전날 필 미켈슨과 손을 맞춰 두 경기를 모두 이겼던 새로운 미국의 히어로 키건 브래들리가 이날도 미국의 영웅이 됐다. 그는 오전 열린 포섬 경기에서 어마어마한 장타와 송곳같은 아이언, 부드러운 퍼트를 조화시키며 유럽에 7홀 차로 대승을 거뒀다. 미국은 대선 기간 중인데 갤러리들 사이에서는 키건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한다는 농담이 심심치 않게 들렸다. 그와 미켈슨이 펼치는 활약은 "U!S!A!"를 외치는 미국 갤러리들의 천둥 같은 소음을 타고 골프장 곳곳으로 전염됐다.

다른 미국 선수들도 유럽 선수들을 압도했다. 미켈슨-브래들리가 리 웨스트우드-루크 도널드에 7홀 차로 대승을 거둔 것을 필두로, 제이슨 더프너와 잭 존슨이 니콜라스 콜사르츠-세르히오 가르시아를 2타차로, 짐 퓨릭과 브렌트 스네데커는 유럽의 필승조 로리 매킬로이-그레이엄 맥도웰을 한 홀차로 꺾었다. 유럽은 오전 이언 폴터와 저스틴 로즈가 버바 웟슨-웹 심슨을 꺾는데 그쳤다.

오후에도 미국의 진군은 계속됐다. 오전에 패한 웟슨-심슨이 저스틴 로즈-몰리나리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5타 차의 압승을 거두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미국의 더스틴 존슨과 매트 구차는 니콜라스 콜사르츠-폴 로리와 접전을 펼치다 17번 홀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잡아 한 홀 차로 승리했다.

반면 유럽은 오후 포볼 경기에서 2승2패를 기록했으나 혼자 3승을 기록한 이언 폴터를 제외하고는 무기력한 경기를 했다. 첫날 라이더컵에서 불패를 자랑하던 무적함대 루크 도널드-세르히오 가르시아가 침몰한 데 이어, 둘째 날엔 벨기에 폭격기 니콜라스 콜사르츠가 물에 빠져버렸다. 첫날 혼자 10언더파를 기록하며 유럽 연합군을 이끌던 콜사르츠는 퍼트 불운과 파터너의 지원 부족에 점수를 얻지 못했다. 오전 동료인 가르시아의 칩인 버디로 추격을 시작하나 했는데 파 3인 17번 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리면서 회복하지 못했다. 부진한 타이거 우즈를 상대로 번 3점이 아니었다면 더 큰 수렁에 빠질 뻔 했다. 유럽은 이기려면 둘째날 12경기에서 승을 거둬야 하는 부담감을 안게 됐다. 게다가 리 웨스트우드, 마르틴 카이머, 피터 한슨 등 컨디션이 안좋고 자신감을 잃은 선수들이 모두 나가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유럽의 주장 호세 마리아 올라사발은 지난해 타계한 유럽의 정신적 지주 세베 바예스트로스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기적이 필요하다.

미국은 앞서 나갔지만 미국의 대표 스타인 타이거 우즈는 고개를 숙였다. 첫날 2경기에 나가 모두 패하면서 라이더컵에서는 처음으로 오전 벤치 신세를 진 그는 오후 포볼 경기에 나왔지만 역시 부진했다. 전반 4홀차까지 뒤처졌다가 한 홀차까지 추격해봤지만 그게 다 였다. 그는 이번 라이더컵에서 3패를 기록했다.

시카고=성호준 기자 karis@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