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나] 이보영씨가 읽은 '영어유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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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를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

어딜 가나 나를 알아보는 분에게서 받는 질문이다. 한결같은 대답은 "그냥 열심히 했죠" 다. 어디에서 몇 년을 살았느냐보다 과연 본인이 얼마나 진지하게 공부를 했느냐가 중요하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졸저 『미국에서 살다 오셨나요』(다락원) 에도 적어 놓았지만 나는 어머니를 통해 영어를 처음 접했다. 영어 그림책으로 꼬부랑 글자의 모양을 익혔고, 주위 어른들의 설명을 들으며 내용을 이해했다. 동화책과 에세이들은 영어에 대해 끊임없이 흥미를 가질 수 있게 해주었다.

중.고등학교에서는 교과서가 영어 실력의 가장 중요한 원천이 됐다. 이를 바탕으로 간단한 영어 소설과 에세이집 읽기로 넘어가면서 영어에 기름칠을 하고 광을 냈다. 그래서 나는 지금도 "내가 알아야 할 모든 영어는 중학교 때 배웠다" 고 하는데, 요새 영어 교과서를 경시하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아무튼 나는 시내 서점을 자주 찾아 그곳에서 배어나는 잉크와 종이 냄새에서 마음의 평안을 얻곤 한다.

또 인터넷서점을 통해서도 재미있는 읽을거리를 부지런히 모으고 있는데, 최근 읽은 책 중엔 유명한 토크쇼 사회자 래리 킹이 성공적인 대화법에 관해 쓴 『How to Talk to Anyone, Anytime, Anywhere』가 흥미로웠다.

이 책은 『래리 킹 대화의 법칙』(청년정신) 이란 제목으로 얼마 전 국내에도 번역.출간됐다.

아무래도 내가 가장 관심을 갖게 되는 내용은 영어 공부에 관한 것이다.

벌써 26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구학관 교수의 『영어유감』(글맥) 은 두고두고 나의 생각을 정리하게 해준다. "조기 영어교육보다는 조기 과학교육을 활성화하는 것이 우리가 국제 경쟁력을 높이는 길이다" 는 말씀에 과연 영어 공부의 목적이 무엇인가 재삼 생각하게 된다.

학교와 방송뿐 아니라 인터넷사이트 (http://www.eBoyoung.com)를 통해서도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입장에서, 정말 영어 교육이 영어 자체만을 바라보는 사람이 아닌, 영어를 발판으로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인재를 만드는 데 일조해야 한다는 것에 깊이 동감하고 나 자신부터 자세를 추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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