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슈퍼 땅콩, 김미현 은퇴

중앙일보

입력

'슈퍼 땅콩' 김미현(35)이 필드를 떠난다. 3년간 앓아온 고질적인 발목과 무릎 부상때문이다.

김미현은 26일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년 전부터 부상때문에 힘들었다. 8월까지도 재활에 최선을 다했지만 이제는 그동안 쌓은 경험을 후배들과 나누는 게 더 의미있는 일이라는 판단이 들었다"고 밝혔다.

김미현은 박세리(35·KDB금융), 박지은(33)과 함께 한국 여자 골프를 이끌었던 주역이었다. 그는 국내 무대에서 11차례 우승했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는 8승을 거뒀다. 153cm의 작은 키로 정확한 우드 샷과 쇼트 게임을 앞세워 세계 정상에 오른 그의 모습을 보고 미국 언론은 '슈퍼 땅콩'이라는 별칭을 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부상으로 더 이상 그의 마법같은 우드 샷을 볼 수 없게 됐다. 최근 은퇴한 박지은에 이어 김미현까지 필드를 떠나면서 1세대 한국 여자 골프 트로이카 멤버는 박세리만 남게 됐다.

김미현은 은퇴 후 지도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골프 아카데미를 세우고 주니어 선수들과 프로 선수들을 가르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미현은 다음달 19일 인천 스카이 72 골프장에서 열리는 LPGA 투어 하나-외환 챔피언십에서 고별전을 치른다. 하나-외환 챔피언십 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27일 "김미현이 이 대회를 은퇴 경기로 삼겠다는 뜻을 알려와 초청 선수로 출전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오세진 기자
sejin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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