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레드삭스 팬 '밤비노 악령' 풀었다

중앙일보

입력

프로스포츠 세계에서 좋아하는 팀을 향한 팬들의 성원은 선수들의 파이팅을 이끌어내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중 하나다.

하지만 미국 프로야구 보스턴 레드삭스의 한 열성팬의 성원은 단순한 응원을 넘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는 고귀한 사랑으로까지 여겨진다.

폴 조르지오(37)씨가 메이저리그 130년 역사상 가장 유명한 징크스로 남아있는 '밤비노(베이브 루스의 애칭) 악령(Bambino Ghost)'에 시달리고 있는 보스턴을 위해온 몸을 던져 화제다.

'밤비노의 저주'라고도 불리는 이 징크스는 아메리칸리그 최고의 팀으로 군림하던 보스턴이 1919년 베이브 루스를 뉴욕 양키스에 현금 트레이드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고 '저주' 탓인지 다시는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서 비롯된 것.

한때 등산가로 활동했지만 지금은 평범한 부동산 업자인 조르지오씨는 80년 넘게 계속돼온 이 '저주'를 풀 방법을 찾고자 티베트의 라마교 승려에게 자문을 구했다.

그가 건네준 해법은 에베레스트산 등정에 성공한 등산가들이 신에게 헌사하는 뜻에서 향나무 가지를 태우듯 정상에 올라가 양키스 모자를 태우고 보스턴 모자를 묻고 오라는 기상천외하고도 위험천만한 것이었다.

그러나 조르지오씨는 목숨을 담보로 한 여행에 기꺼이 응했고 몇 차례 목숨을 잃을 위기를 넘긴 뒤 지난달 23일 마침내 8천850m봉 등정에 성공, 승려가 일러준 그대로 실천하고 무사히 귀환했다.

정말로 밤비노의 저주가 풀린 것일까? 아직까지는 보스턴이 양키스를 제치고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를 질주하고있다. (보스턴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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