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코리아텐더는 시민구단인가

중앙일보

입력

최근 팀 이름을 바꾸고 '시민구단'이 되겠다고 선언한 프로농구 코리아텐더를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이 그다지 곱지만은 않다.

지난 12일 팀 이름을 종전 골드뱅크에서 주력 사업 명칭으로 바꾼 코리아텐더는 19일 팀의 마스코트도 '클리커스'에서 2010년 해양 박람회 유치를 위해 만든 여수시의 마스코트 '푸르미'로 바꿨다.

또 '시민구단화 추진위원회'와 함께 주식 1주 갖기 운동을 펼쳐 회사 주식 100만주 중 20%인 20만주를 여수시민들에게 주당 5천원에 매각하고 신주 20만주를 추가로 발행, 관심있는 투자자들에게 온라인으로 매각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성공적으로 계획이 성사되면 총 120만주의 30%인 40만주를 여수시민 중심의 일반인들이 갖는 셈이어서 '시민 구단'이라는 명분을 어느정도 확보할 수 있게된다.

그러나 이를 순수하지 않게 보는 시각도 만만찮다.

'시민 구단'은 한 지역의 기업과 시민들에 의해 공동으로 운영되고 기업명이 배제된 채 고장의 지명과 마스코트로 팀 명칭이 구성되는 프랜차이즈 제도의 완성된 형태라는 의미에 해당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경우는 '여수 푸르미'가 아니라 '코리아텐더 푸르미'로 불리게 됐고 코리아텐더는 골드뱅크의 주력 사업 명칭이므로 결국 '시민구단'의 이름을 빌려 운영난을 타개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 섞인 시각이 나오는 것이다.

경영 책임이 크고 마스코트도 여수시의 요청대로 바꾸는 성의를 보인 만큼 팀명칭에 코리아텐더를 넣는 것이 그리 문제될 게 없다는 코리아텐더 관계자의 말은 우리 현실에서 충분히 이해가 간다.

또 운영난을 덜기 위해 여러 방법을 쓰는 것도 자유로운 기업 경영이 보장되는 처지에서 아무 문제가 없다.

문제는 애초부터 '시민 구단'이라는 이름을 너무 앞에 내세우는 바람에 시민들이 주인이 돼 운영하는 듯한 인상을 줌으로써 솔직하지 못했다는 거부감을 유발한것이다.

코리아텐더는 이 점을 주의 깊게 고려했어야 했고 앞으로도 경영에 투명성을 부여하는 등 좀더 책임감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여수시는 코리아텐더가 2010년 해양박람회 유치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차원에서 시의 마스코트를 농구단에 도입한 것이 약 10억원 이상의 광고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하는 등 긍정적인 면들도 있다.

그러나 왜 이러한 면들이 부각되지 못한 채 격려를 받지 못하는가에 대해 코리아텐더는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서울=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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