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먹었어, 무슨 고민 있어?” 한강 다리가 삶에 지친 이들에게 말을 건다. 26일 ‘생명의 다리’로 거듭난 마포대교다. 삼성생명과 서울시가 함께 꾸몄다. 마포대교는 2008년 이후 85명이 자살을 시도해 한때 ‘자살대교’라는 오명을 얻기도 한 다리. 삼성생명은 지난 달 서울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해 이곳을 삶의 상처를 치유하고 희망을 주는 장소로 만들기로 했다.
다리 난간은 끊임없이 보행자들과 대화한다. 걸을 때마다 난간의 전등이 켜지며 메시지가 떠오른다. ‘요즘 바빠?’하고 친구처럼 걱정해 주기도 하고, ‘목욕 한번 다녀와서 몸 좀 푹 담가봐’ 라며 일상의 행복을 일깨워주기도 한다. 고개 숙인 남성을 친구가 볼을 꼬집으며 위로해 주는 모습의 동상과 다양한 음식 사진을 배치해 삶의 욕구를 되살려주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이 다리는 심리학자와 광고 제작자, 시민단체 활동가 등의 아이디어를 모아 꾸몄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동상 옆에 설치된 모금함에 성금이 모이면 자살예방 단체 기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