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폭소 한여름 뮤지컬 풍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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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에 접어드는 7월, 뮤지컬계는 더욱 뜨거워진다. 뮤지컬의 주 관객층인 학생들의 방학을 노려 재미있고 개성있는 작품들이 연달아 선보이기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국내에 첫 소개되는 해외 고전(古典) 급 작품도 있고, 이미 포복절도할 만큼 재미있다고 정평이 난 리바이벌 작품도 있다. 철에 맞게 공포(호러) 를 표방한 신종 뮤지컬도 나들이 채비를 갖췄다.

우선 남녀노소 구분없는 대중 취향의 인기 작품으로는 '넌센스' (극단 대중) 가 대기하고 있다. 7월 17일부터 9월 16일까지 호암아트홀에서 장기 공연한다. 이 작품은 10년 전 초연돼 꾸준히 무대에 오르면서 그 때마다 많은 관객을 모아 흥행 보증수표로 통한다. 죽은 동료 수녀들의 장례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활동을 벌이는 '화끈한 수녀들' 의 즐거운 일탈을 담았다.

꾸준히 사랑받다 보니 공연할 때마나 스타들도 많이 배출했는데, 박정자(레지아) .양희경(허버트) 이 그중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번 무대의 주인공도 이들이다. 톱스타 윤석화가 처음 출연(마리아) 하는 한편, 예술감독도 겸해 눈길을 끈다.

'넌센스' 외에 번안.번역극으로 관심을 끄는 작품은 서울시뮤지컬단의 '카르멘시타' 와 신시뮤지컬컴퍼니의 '키스 미, 케이트' 다.

7월 5~19일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카르멘시타' (연출 이종훈) 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 의 뮤지컬 버전이다.

우리 입맛에 맞게 편곡 등을 했다. 미국의 전설적 안무가인 보브 포스의 작품으로, 다른 뮤지컬에 비해 이른바 '포스 스타일' 의 화려한 율동이 볼만하다.

'명성황후' 를 안무했던 서병구가 포스 양식에 도전한다. 바람둥이 돈 호세 역은 중견급 주성중이, 그를 사랑하는 집시 여인 카르멘은 신예 조수정이 맡는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하는 '키스 미, 케이트' 는 하버드대 출신으로 브로드웨이 뮤지컬 개척자인 콜 포터 작곡이며 국내 첫선이다.

공교롭게 '카르멘시타' 와 공연기간이 같은데다 라이벌 배우들이 양분해 출연해 명예를 건 '강남.북 대결' 이 볼만할 것 같다. 출연자와 연출(임영웅) .스태프 모두 A급이다. 남경주.전수경.최정원 등이 출연한다. 연극 배우들의 사랑이야기가 극중극으로 엮인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여름엔 싸늘한 '납량(納凉) 극' 이 제격이다. 진우예술기획이 7월 26~8월 26일 폴리미디어 씨어터에서 공연하는 록 뮤지컬 '록키호러쇼' 는 1970년대 이후 영국 '반문화(카운터 컬쳐) ' 의 상징으로 군림해 온 작품이다.

영국 등지에서 공연됐을 때 공포와 SF(공상과학) .록음악 등의 장르를 마구 뒤섞고, 여기에다 섹스와 마약 등 사회적 이슈들을 재미있게 버무린 파격적인 무대로 유명했다.

영국에서 공부한 신인 이지나가 연출을 맡고, 개그맨 홍록기를 비롯해 박준규.김선경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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