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리뷰] (11) - 6월 둘째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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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제부터 시작이다

매리너스의 상승세는 지난주에도 이어졌다. 콜로라도 로키스 ·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인터리그 원정 6연전에서 4승 2패. 1루수 존 올러루드는 17일(한국시간) 파드리스전에서의 사이클링히트로 팀 최고의 시즌을 자축했다.

18일 현재 52승 15패를 기록하고 있는 매리너스는 남은 경기를 5할 승부로 가져가더라도 지구 우승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이제 관심사는 그들이 월드시리즈를 대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의 여부다.

매리너스가 포스트시즌에서도 지금과 같은 위력을 발휘할 것인지는 장담할 수 없다. 게다가 그들에게는 뉴욕 양키스라는 '괴물'이 버티고 있다.

애런 실리와 마이크 모이어, 프레디 가르시아는 객관적으로는 페드로 마르티네스(보스턴 레드삭스) · 로저 클레멘스 · 마이크 무시나(뉴욕 양키스)의 상대가 아니다. 타선에서는 포수 · 유격수 · 3루수를 보강할 필요가 있다. 만약 월드시리즈에 올라가서 시리즈의 절반동안 에드가 마르티네스를 쓸 수 없다면?

팻 길릭 단장은 투수보다는 타력 보강에 중점을 두고 있는 듯하다. 그는 이미 데이빗 웰스(시카고 화이트삭스) 영입전에 쓸데없이 뛰어들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며, 페드로 아스타시오(콜로라도 로키스)의 영입 루머도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반면 시즌 전 한차례 불발로 끝난 필 네빈에 대해서는 다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길릭의 마술을 지켜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왔다.

2. 5번째 메이저리거

보스턴 레드삭스의 김선우가 한국선수로서는 5번째 메이저리거가 됐다. 혹자는 지난해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배터리 코치인 이만수가 잠시 25인 로스터에 들었다는 이유로 6번째라고 하지만, 로스터 진입 보다는 경기 출장을 기준으로 삼는 것이 더 합당해 보인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그가 명실상부한 메이저리거가 되기 위해서는 선발이든 불펜이든 꾸준한 경기 출장이 중요하다. 그러나 레드삭스는 유망주 투수를 키워낼 수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언제나 '양키스 타도'를 외치는 레드삭스는 유망주들에게 빅리그에 적응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한다. 지미 윌리엄스 감독 또한 신인들을 신뢰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보다 앞서 올라왔던 조진호와 이상훈은 재승격이 거의 희박한 상태며, 심지어 도모카즈와 팩슨 크로포드는 인상적인 활약에도 불구하고 마이너리그로 다시 내려갔다.

김선우가 펜웨이파크에 고정적인 라커를 갖을 수만 있다면, 그때부터 레드삭스는 훌륭한 투수로 발돋움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페드로 마르티네스의 피칭을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으며, 최고의 투수코치 중 한 명인 조 캐리건의 조련도 받을 수 있다.

16일 첫번째 출장이었던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전에서 김선우는 70점을 받았다. 70점은 신인투수의 데뷔전으로는 좋은 점수지만, 레드삭스의 기준은 90점이다.

3. 패배도 나란히

미네소타 트윈스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반경기차 1 · 2위가 5일째 유지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나란히 1승 후 4연패를 당했다.

내용상으로는 인디언스가 큰 손해를 봤다. 휴스턴 애스트로스 전에서 2승 1패를 거둔 트윈스가 강적 시카고 컵스에게 3연패를 당한 반면, 인디언스에게 3연패를 안긴 팀은 내셔널리그 승률 꼴찌의 피츠버그 파이어리츠다.

지난주 트윈스와의 맞대결에서 3승 1패로 앞서며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던 인디언스는 비교적 약팀들인 신시내티 레즈 · 밀워키 브루어스 · 파이어리츠와의 9연전에서 2승 7패를 기록했다.

4. 누구를 탓하는가

12일 캠 보니파이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단장이 해임됐다. 케빈 맥클레치 회장은 먼저 자진사퇴를 권고했지만, 보니파이는 이를 거부했다.

그는 해임 기자회견에서 "선발투수진이 붕괴되지 않았다면 나는 해임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끝까지 저항했다. 실제로 파이어리츠가 내셔널리그 최저승률팀으로 추락한 것은 에이스 크리스 벤슨을 비롯한 투수진의 줄부상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 8년간의 행적을 살펴보면 변명의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물론 가난한 구단으로서의 한계도 있었지만, 보니파이는 그동안 자유계약시장에서의 자선사업가였다. 특히 올 시즌 데릭 벨의 영입은 보니파이의 판단력을 가늠케해 주는 것이었다.

그동안 마이너리그도 망가졌다. 지나치게 타고난 '운동신경'을 강조한 나머지 그들을 다듬는데 소홀했고, 이제 팜에는 '공갈포'와 '와일드씽'들만 남아 있을 뿐이다.

맥클레치 회장은 후임으로 보니파이의 오른팔이었던 로이 스미스를 임명했다. 그러나 지금 파이어리츠에 필요한 것은 변화가 아닌 과거와의 단절이다.

5. 다음주 프리뷰

LA 다저스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 박찬호가 나서는 2차전보다는 랜디 존슨을 상대로 대런 드라이포트가 출격하는 1차전이 관건이다. 다저스로서는 2연전을 모두 승리로 이끌어, 승차를 최대한 좁혀야 한다.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1 · 2위인 시카고 컵스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도 20일부터 3연전을 갖는다. 현재 양팀간의 승차는 5경기. 창과 벙패의 대결에서 컵스의 방패는 더 단단해진 반면, 카디널스의 창은 무뎌질대로 무뎌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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