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상장사 임원 임금 공개 의무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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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독일 정부가 상장기업 경영진에게 지급되는 임금과 상여금 등을 의무적으로 공개토록 하는 법안을 통과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브리기테 치프리스 독일 법무장관은 각료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늦어도 올해 말부터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이 법안이 경영진의 수입 내용을 비밀에 부쳐왔던 독일 기업의 관행에 대한 '작은 혁명'이라고 평가했다.

이 법이 발효되면 약 1천 개의 독일 상장 기업들은 2006 회계연도부터 주주총회에서 발표하는 결산 보고서에 경영진과 경영감독위원회, 임원 개인에게 지급되는 임금.퇴직금.연금.상여금뿐만 아니라 운전 기사 등 각종 혜택 제공 내용을 모두 공개해야 한다. 법을 어길 경우 5만 유로의 벌금이 부과되는데 지분 75% 이상의 주주들이 주총 결의를 통해 비공개를 결정할 수 있는 예외 조항이 마련돼 있다.

치프리스 장관은 "이번 법안은 주주들의 경영 통제권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액주주협회(DSW)는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법안 채택을 환영했다.

현재 독일에서는 도이체방크의 요제프 아커만 회장이 1008만 유로(약 131억원), 지멘스의 하인리히 폰 피어러 회장이 464만 유로(약 60억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강승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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