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중국 판매 1년 새 10배 성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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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 메로나는 메론 맛 외에 딸기·바나나·망고 등을 내놓아 브라질 등 전 세계 30여 개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빙그레]

미국, 캐나다, 중국, 러시아, 필리핀…. 바나나맛 우유나 메로나, 꽃게랑 같은 빙그레의 장수 브랜드들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빙그레는 입맛이 다른 해외에서 식음료 기업이 성공하기 쉽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글로벌 신시장 개척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빙그레는 단지 모양을 따 ‘단지우유’로 유명한 바나나맛 우유를 들고 2004년부터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바나나우유는 미국에 이어 현재는 캐나다, 중국, 필리핀 등 10여개 국가에서 매년 판매가 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지난해 한 달 평균 4000~5000박스가 팔리던 것이 올해는 월 5만 박스가 팔릴 정도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2008년 첫 진출 당시에는 단지 모양만 소량 수출했으나 지난해부터 유통기한을 늘린 멸균팩 포장으로 수출한 결과다. 상하이 현지 편의점 판매가가 약 8.5위안(약 1570원) 안팎으로 국내(1200원)보다 약간 비싸지만 젊은 층의 애호품이 됐다.

빙그레 관계자는 “국내로 오는 중국 관광객이 늘고 한류의 영향까지 겹쳐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졌다”며 “최근엔 중국산 유제품에 대한 불신이 가중돼 바나나맛 우유를 찾는 소비자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그동안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 다롄(大連) 등 세 곳에만 진출했지만 최근엔 산둥(山東)성 칭다오(靑島) 등으로 공급거점을 확대 중이다.

빙그레의 대표 아이스크림인 메로나는 95년 하와이에 첫 진출한 후 지금은 30여개국에 수출 중이다. 메로나의 글로벌화를 위해 각국의 입맛에 맞춰 메론 외에 딸기·바나나·망고·와플 등 다양한 맛을 개발한 것이 주효했다. 브라질에서는 메로나가 일본의 ‘스시’처럼 디저트 문화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왔다며 국영 TV인 EBC까지 나서서 맛과 인기비결을 방영했을 정도다.

러시아 스낵시장에서 1위 제품은 빙그레 ‘꽃게랑’이다. 꽃게랑은 구 소련의 개혁개방노선 정책으로 90년대 초부터 부산항에 자주 입항한 러시아 선원들 사이에 맛이 알려지면서 러시아에 진출했다. 러시아에서 꽃게랑은 감자 스낵이 주종인 스낵시장에서 독특하고 차별화된 제품으로 인식되며 지난해 3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빙그레측은 “올해 해외 수출액이 지난해보다 84% 정도 증가했다”며 “현지의 유통 인프라를 확충해 수출량을 더욱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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