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골' 박주영, 스페인리그 비상할 준비 됐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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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영(27·셀타비고)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진출 이후 두 경기만에 마수걸이 득점포를 쏘아올리면서 올 시즌 전망도 쾌청해졌다. 이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도약할 준비를 마쳤다.

박주영은 23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스페인 비고의 발라이도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헤타페와의 2012-203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5라운드 경기에서 리그 데뷔골을 터뜨리며 소속팀 셀타 비고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박주영의 맹활약을 앞세운 셀타 비고는 올 시즌 2승째를 거두며 신바람을 냈다.

박주영은 후반 20분께 교체 멤버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선발 출장한 34살의 베테랑 공격수 마리오 베르메호의 움직임이 둔해지자 파코 에레라 셀타 비고 감독이 즉각 박주영을 호출했다.

1-1로 팽팽히 맞서 있던 양 팀의 승부는 박주영의 발끝에서 갈렸다. 투입된 지 3분 만에 집중력을 발휘하며 득점포를 가동했다. 왼쪽 측면에서 미하엘 크론-델리가 올려준 볼을 위험지역 정면에서 높이 점프한 뒤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득점 직후 박주영은 특유의 기도 세리머니를 선보인 후 동료들과 환호하며 기쁨을 만끽했다. 박주영은 후반 41분에도 상대 문전 정면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회심의 왼발 슈팅이 골대 오른편 바깥으로 살짝 벗어나 멀티골에는 실패했다.

두 경기만에 결승포를 터뜨린 건 향후 주전경쟁에 청신호를 밝히는 호재다. 셀타 비고는 이아고 아스파스라는 걸출한 주포를 보유했지만, 아스파스와 짝을 이룰 섀도 스트라이커를 낙점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최전방에서 아스파스와 호흡을 맞추는 엔리케 데 루카스는 베르메호와 마찬가지로 34살의 노장이다. 에레라 감독은 장기적으로 박주영이 이 자리를 맡아주길 바란다. 이른 시간에 골을 터뜨리며 빠른 적응을 알린 건 그래서 더 반가운 뉴스다.

선수 자신에게도 헤타페전 결승골은 여러모로 긍정적이다. 새로운 무대인 라 리가에 대해 자신감을 높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암울했던 프리미어리그에서의 지난 시즌 기억을 빨리 잊는 데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딸 출산 이후 나타난 긍정적인 심리상태를 계속 이어갈 동력으로도 작용할 수 있다. 동료들에게 '해결사'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킨 것 또한 향후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두 경기만에 골맛을 보며 새 소속팀 연착륙에 성공한 박주영은 이제 본격적인 비상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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