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④ 월드컵 열기속 `스타워즈' 예고

중앙일보

입력

2001 포스코 프로축구 K-리그는 그 어느 때보다 볼거리가 많다.

득점왕, 최우수선수(MVP) 등 개인타이틀과 각종 기록을 향한 `별들의 전쟁'이 그라운드에 몰아칠 월드컵 열기와 어우러져 불꽃을 튈 전망이다.

우선 최고스타 대결은 김도훈(전북) 샤샤(성남) 고종수(수원) 마니치(부산)의 4파전 구도로 좁혀진 양상이다.

각각 99년과 지난해 득점랭킹 1위에 오른 샤샤와 김도훈은 득점왕에서, 올해 아디다스컵 조별리그에서 팀을 결승에 끌어올린 고종수와 마니치는 올시즌 MVP에서 나란히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더욱 흥미롭다.

김도훈과 고종수는 월드컵 16강의 꿈을 실은 `히딩크호'에서 각각 스트라이커와 왼쪽 날개로 주전자리를 꿰찬 국내리그의 쌍두마차.

올해 아디다스컵에서 막판 4경기 연속골을 뽑아내며 팀을 4강에 진출시킨 김도훈은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의 부진을 씻고 2년 연속 득점왕을 위해 `골폭풍'을 몰아치겠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김도훈은 특히 지난해 MVP를 최용수(전 안양)에게 내주는 등 그간 팀 성적 때문에 실력에 걸맞지 않는 대우를 받아온 터라 각오가 남다르다.

올시즌 잇단 환상적인 프로킥 골로 하석주(포항)로부터 `왼발의 달인'이란 애칭을 건네받은 고종수 역시 컨페드컵에서 제기량을 펼치지 못한 아쉬움에 축구화 끈을 바짝 조여맨 채 98년에 이은 사상 첫 MVP 2관왕에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올해에는 외국인선수들의 응전이 거셀 것으로 보여 프로축구 출범 19년만에 `MVP=토종'이란 등식이 깨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샤샤와 마니치를 필두로 지난해 안양 우승의 일등공신 드라간과 올해 아디다스컵을 빛낸 산드로(수원)가 2선에서 호흡을 가다듬고 있다.

이들 중 샤샤는 99년 수원의 전관왕 신화를 이끌고도 손으로 결승골을 넣은 `신의손' 파문으로 MVP를 놓친 뒤 한때 유랑했으나 올해 성남 유니폼을 입고 보란 듯이 재기해 최고스타 후보 0순위로 떠올랐다.

96년 부산 대우의 3관왕을 이끌었던 마니치 또한 올 아디다스컵에서 물오른 기량을 보이며 부산을 결승에 올려, 수원 `고(고종수)-데(데니스)-로' 삼총사의 한 축인 산드로와 함께 주목받고 있다.

MVP 못지 않게 신인왕의 향방도 안갯속이다.

히딩크 감독이 캐낸 진주 송종국(부산)과 서덕규(부산), 김호(수원) 감독이 `우승 변수'로까지 꼽은 조성환, 대전의 김영근 등 걸출한 수비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역대 최우수신인 가운데 수비수는 91년 조우석(성남)과 93년 정광석(부산) 등 2명 뿐이어서 8년만에 `음지'에서 신인왕이 나올지 주목된다.

이밖에 통산 98골, 47어시스트로 사상 첫 100골-50어시스트 기록을 코앞에 둔 김현석(부산)과 A매치 때 돌출행동으로 히딩크호에서 퇴출된 김병지(포항) 등 노장들의 움직임도 팬들이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부분이다.(서울=연합뉴스) 김재현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