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000 넘자마자 또 쏟아지는 펀드 환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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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코스피가 2000선을 회복한 이후 펀드환매가 이어지고 있다.

 2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가 발표된 14일부터 18일까지 3거래일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는 9444억원의 자금이 유출됐다.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투신이 2403억원어치를 순매도한 점을 감안하면 QE3 이후 약 1조1000억원 수준의 펀드환매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순유출이 시작된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는 총 1억2368억원이 주식형 펀드에서 이탈했다.

 국내 투자자는 지난해 8월 국제신용평가사 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한 이후 형성된 조정장에서 코스피 2000선을 차익 실현 국면으로 보고 있어 당분간 펀드환매는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하지만 외국인의 순매수세를 감안할 때 펀드환매가 지수를 끌어내리는 핵심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국과 유럽에 이어 일본까지 양적완화 조치에 가세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해졌고 국내 증시에도 긍정적으로 반영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과거 QE1(2009년 1월∼2010년 4월)과 QE2(2010년 10월∼2011년 6월) 기간에 국내 증시에 유입된 미국계 자금은 각각 14조원, 10조8000억원에 달해 이번에도 대규모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고 전문가는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 이경민 연구원은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의 환매압력은 QE2 발표 당시와 같이 외국인의 꾸준한 매수세로 극복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 시점에서는 글로벌 정책 공조가 강화되면서 강력한 유동성 랠리의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에 우선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7월 말 이후 연·기금이 1조6000억원어치를 순매수한 점도 펀드환매의 영향력을 제약할 것으로 기대됐다.

 교보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투신권 매도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종목을 피하는 차원에서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더 낫다”며 “최근 랠리에서 투신이 계속 파는 종목, 급등 종목, 밸류에이션(가격) 부담 종목, 하반기 이익모멘텀 부진 종목 등을 제외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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