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값 폭등으로 포장김치 가격 인상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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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되는 가뭄으로 인한 배추와 무값 폭등으로 포장김치가격도 오를 전망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두산[00150], 농협중앙회, 동원F&B[49770], 풀무원[17810] 등 주요 포장김치업체들은 오랜 가뭄으로 배추, 무, 파 등 원부자재 값이 폭등해 시판중인 포장김치 가격을 20∼30% 인상할 것을 검토중이다.

'종가집김치' 생산업체인 두산의 경우 이달초부터 할인점이나 백화점 등 전국 400여개의 대형매장으로부터 하루 평균 150t 가량의 주문을 받지만 실제공급량은 120∼130t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도 두산은 소비자들이 가장 즐겨 찾는 3㎏짜리 배추김치의 경우 예전처럼 1만2천800원에, 5㎏ 용량은 2만원선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두산은 그러나 원부자재값 폭등세가 계속되면 최소한 20% 이상 시판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정리하고 현재 판매처 및 물가당국 등과 협의중이다.

또 전국 9개 단위조합에서 포장김치를 생산해 판매하는 농협도 하루 평균 100t이상의 주문이 쇄도하고 있지만 주문량을 모두 소화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농협도 원부자재 확보에 전력을 기울이는 한편 시판가 인상을 조심스레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뒤늦게 포장김치시장에 뛰어든 동원F&B, 풀무원 등 다른 업체들도 비슷한 실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포장김치의 기본재료인 배추와 무 값이 예전에는 8t 트럭당 150만만원 내외였지만 최근에는 600만∼700만원을 상회해 원가부담압박이 엄청난데다 일부 계약농가들이 위약금을 물면서까지 계약을 파기해 원부자재 확보에도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채산성을 맞추려면 최소한 시판가격을 20% 이상 올려야 되지만 판매업체들과 소비자들의 가격저항이 만만찮아 인상시기를 조정하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대형할인점 관계자도 "가뭄으로 인한 무, 배추값 폭등으로 사먹는 김치가 훨씬 경제적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최근 포장김치 판매량이 예전보다 2∼3배로 늘었지만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생산업체들도 채산성 악화 등을 이유로 가격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어 조만간 포장김치값이 20%대 이상 오를 전망"이라고 말했다.(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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