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P그룹 마틴 소렐 사장 인터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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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P그룹의 마틴 소렐 회장은 "삼성.LG 등의 브랜드 파워는 일본의 대표적 기업과 비교해 5년 정도의 격차밖에 나지 않는다" 며 "문제는 한 분야에 집중하지 않아 브랜드 이미지가 분산되고 있는 것" 이라고 지적했다.

WPP는 지난해 매출액이 60억달러(약 7조8천억원)에 이르며 전세계 1백2개국에 1천3백여개의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 사업 중인 제이월터톰슨.오길비 앤 매더.애드벤처 월드와이드 등이 WPP의 자회사다.

- 한국 기업의 브랜드 파워를 평한다면.

"지난 10년간 일본이 주춤하는 동안 많이 따라잡았다. 그러나 도요타 하면 자동차, 소니 하면 가전을 떠올리지만, 한국기업은 제품의 종류가 너무 많아 브랜드 이미지가 분산되는 게 문제다. 가장 경쟁력있는 사업 분야에 회사 역량을 집중해 강력하고 명료한 브랜드 이미지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

- 해외 시장 진출 전략은 어때야 하나.

"한국 기업은 해외 시장 공략 때 막연히 미국부터 진출하려고 한다. 그러나 문화.지리적으로 가깝고 인구수와 구매 잠재력이 엄청난 인도.중국 시장부터 공략한 뒤 미국.유럽 순으로 공략하는 게 바람직하다. 한국 기업이 해외에 지사를 세우고 개별적으로 마케팅을 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가진 다국적 광고.홍보 대행사와 제휴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

- 한국에서의 사업 계획은.

"전체 매출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3% 수준이다. 2~3년 안에 이 비율을 5%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 산하의 광고 대행사와 전략적 제휴를 하는 데 큰 관심이 있다. 실제로 몇 회사에 제안한 적도 있으나 아직 긍정적 반응을 얻지 못했다. 최근 애드벤처(10위)의 지분 1백%를 인수했는데 중견 광고대행사를 추가 인수하는 문제도 검토 중이다. "

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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