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 기아차 사옥이전등 본격 경쟁 돌입

중앙일보

입력

그동안 한살림을 꾸려 오던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국내 영업본부가 하반기중에 각각 새 건물로 이사해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간다.

두 회사간 선의의 경쟁을 통해 영업 효율성을 높이고,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대우자동차를 인수할 경우 불가피하게 맞붙게 될 내수시장 쟁탈전에도 대비하자는 포석이다.

기아차(http://www.kia.co.kr)는 최근 빙그레의 서울 압구정동 사옥을 3백억원에 사들여 현재 서울 양재동사옥에서 일하는 3백여명의 국내 영업본부 직원 전원이 7월말부터 이전한다고 11일 밝혔다.

현대차(http://www.hyundai-motor.com)도 다음달 1일부터 양재동 사옥의 국내 영업본부 직원 4백여명이 서울 중구 신동아화재빌딩으로 이전한다.

이에 따라 지난 1998년 12월 현대차가 기아차를 인수한 후 지난해말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한살림을 차렸던 두 회사 국내 영업조직이 8개월여만에 강남.강북으로 나눠 딴살림을 차리게 됐다. 양사의 해외 영업본부는 양재동 사옥에 남기로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양재동 사옥에 두 회사가 함께 있다보니 아무래도 경쟁심이 약해져 동기유발이 잘 되지 않는다는 내부 지적이 있어 영업본부를 분가시키기로 했다" 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영업본부 분가 이후 경쟁체제로 영업을 강화시켜 현대차는 내수 시장점유율을 현재 48%에서 하반기에 50% 이상으로, 기아차도 27%에서 30%이상으로 끌어 올려 양사 합계 8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한다는 전략도 세웠다.

기아차는 새로 구입한 압구정동 5층 건물에 전시장 등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는대로 이전을 시작해 8월말까지 이사를 끝낼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영업본부 이전 이후 리오.스펙트라.옵티마와 뉴 엔터프라이즈등 승용차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영업을 하겠다" 고 말했다.

특히 기아차는 자동차 영업에 강한 김수중 사장이 현대차와의 판매 경쟁을 강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기아차의 영업본부 분가는 양사의 경쟁 촉발 외에 GM의 대우차 인수가 실현된 이후의 국내 시장 경쟁을 계산한 공격적인 영업활동의 시작으로 봐야 한다" 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tj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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