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 왜 한국적 영어교수법이 필요한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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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식 NF 에듀케이션 대표

20년 넘게 팝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뮤지션이자 방송인인 배철수씨가 모 방송국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늘날 K-팝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된 것은 20세기 최고의 뮤지션인 비틀즈로 대변되는 외국 팝뮤직을 듣고 성장했던 세대의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경험과 지식을 토대로 가장 한국적인 팝을 탄생시켰기 때문이다’는 말을 했던 것이 기억난다.

  K-팝의 성공사례처럼 우리나라 영어교육 역시 지난 반세기 동안 미국, 영국식 영어지도방식을 도입해 영어를 가르쳐왔던 낡은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습자의 개별 특성에 맞는 신 한국형 실전 영어교수법의 개발과 도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인 NEAT(National English Ability Test)의 탄생이 바로 그러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그동안 입시에 치중하던 읽기·듣기 위주의 영어 수업을 중단하고 말하기·쓰기 수업으로 바꾸라는 것이며 평소의 수업시간을 통해 습득한 말하기·쓰기 능력에 대한 평가를 하겠다는 것이 NEAT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가 가르칠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으나 교실 현장에서 영어를 지도하고 있는 많은 교사가 이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해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많은 영어교사가 수업시간에 좌절감을 느끼는 것은 자신의 영어실력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한 반 인원이 30~40명이 넘는 과밀도 학급에서 말하기, 쓰기 수업을 전개할 수 있는 강의기법의 부재 때문이다. 다양한 특성을 지닌 학생들이 모두 수업에 몰두할 수 있게 하는 창의적인 수업방식, 학습자의 심리를 꿰뚫는 능력, 수업 분위기가 산만한 아이들을 자연스럽게 컨트롤할 수 있는 수업전개방식의 부재가 주된 원인인 것이다. 새로운 수업방식의 도입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이유다. 수업 자체가 재미있어 아이들이 수업시간 내내 영어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하며 학생은 물론 학부모, 그리고 교사 자신까지도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창의적인 수업을 펼칠 수 있어야 한다. 영어교육의 패러다임이 송두리째 바뀐 지금, ‘누가 가르칠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가 풀어야 할 숙제인 셈이다.

  더 이상 영어를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 복잡하지 않아야 한다. 지금은 영어교육의 본질인 말하기, 쓰기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창의적 영어교수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대다.

장영식 NF 에듀케이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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